"北 핵개발·인권유린 눈 감을 수 없어…안보리 침묵 벗어나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역시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안보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안보리 이사국은 물론 한국과 북한이 이해당사자로 참석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은 올해 들어 다수의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는 ICBM 발사를 5번째 실시했다"라며 "이 밖에 올해에만 26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발사를 어떤 방식으로건 정당화하거나 적절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스꽝스럽다"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이 미국과 일본, 제재를 비난하며 오히려 핵 개발의 명분을 찾고 있다고도 했다.
우드 차석은 아울러 "이사회 대부분은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한다"라며 "책임 있는 상임이사국으로 그들 신뢰에 맞게 러시아와 중국도 우리의 행동에 합류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안보리 회의는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 회의에서도 북한의 ICBM 발사가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이라는 취지의 논리를 펼치며 북한을 두둔했다.
겅솽 유엔 주재 중국 차석 대사는 이날 "특정 국가가 그저 더 강한 군사 동맹을 추구하고 억제와 압박을 증대하는 일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라며 "이는 더 많은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고 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는 "미국이 소위 '북한 도발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명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이 역내에서 더 이상의 공격적인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미국과 그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소수의 국가가 강제로 회의를 소집한 것은 유엔 역사상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합법적 자주권을 행사하는 북한을 불법으로 문제 삼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과 북한 간 설전도 두드러졌다. 북한 측 김 대사는 "북한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제약하는 무모하고 무책임한 군사 행동을 계속한다면 이로 인한 후과를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황준국 한국 유엔 대사는 "북한은 불법 탄도미사일 발사 구실을 위해 다른 쪽으로 비난을 돌린다"라며 "현존하는 위협에 맞서 강력한 연합 방위·억지 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맞섰다.
황 대사는 아울러 "두 상임이사국(중국과 러시아)은 (북한을 상대로) 추가 제재 조치를 망설이고 있다"라며 북핵·탄도미사일 규탄, CVID 목표 확인, 안보리 결의 이행 강조에 동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 결의안 내지 의장 성명 등이 채택되지 않자 한국은 미국, 영국, 스위스, 슬로베니아, 몰타, 일본, 프랑스, 에콰도르, 알바니아 등 9개 국가와 공동 성명을 냈다.
이들은 "북한의 이번 ICBM 발사와 이전 발사를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라며 "우리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무기 개발과 악성 사이버 활동, 노골적인 인권 유린에 눈 감을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안보리의 침묵은 북한과 모든 핵 확산자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낸다"라며 "모든 안보리 회원국이 예외 없이, 세계 비확산 체제를 준수하며 오랜 침묵을 벗어나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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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