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맥·학풍 형성과 제향 서원 건립으로 성리학적 유교 질서 안착
선비들이 정치적 화를 입은 사화(士禍)를 계기로 16세기 조선 중기 충북에 입향한 인물들이 선진 사림(士林) 학풍을 전파하면서 명문세족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충북도가 펴낸 '충북 유학의 학맥과 학풍'에서 고수연 유원대 교수는 사화와 직접 관련돼 사림에게 큰 영향을 미친 충북 인물들을 분석했다.
고 교수는 '16세기 사화와 충북 사림의 동향'에서 당적류 가운데 '기묘당적'과 '을사당적'을 분석했다.
기묘사화(1519)와 을사사화(1545)로 피화(被禍)한 충북 인물은 21명(기묘당적 10명, 을사당적 11명)이다.
피화 인물은 충주 10명, 청주·보은 각 3명, 괴산·문의 각 2명, 단양 1명이다.
충북에서 생장한 인물은 김세필·이약빙·이약수·이연경·한충·김정·유인숙(이상 기묘당적)과 김저·이약해·이약빙·최개국·유인숙·이천계(이상 을사당적) 등 13명이다.
피화를 계기로 입향한 사림은 이자·박훈·구수복(이상 기묘당적)·송인수·이문건·김충갑(이상 을사당적) 등 6명, 유배는 노수신·김난상(이상 을사당적) 등 2명이다.
이 가운데 피화를 계기로 충북에 입향한 13명은 모두 한양에서 출생했다. 이들은 처가와 외가가 있던 충북에 입향해 이곳에 사림 학풍을 전파하고 강학 등의 활동을 하며 명문세족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학풍을 공유하며 학맥을 형성했다.
을사사화 후 이들 피화 사림은 서원에 제향됐다. 보은 상현서원, 청주 신항서원, 충주 팔봉서원, 문의 노봉서원, 괴산 화암서원, 충주 지천서원 등이다.
고 교수는 "사림의 학풍·학맥이 형성되고 기묘사림과 을사사림 제향 서원이 건립되면서 사림이 지향한 성리학적 유교 질서가 지역사회에 안착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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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