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 규제 완화…"서울·수도권 오피스텔부터 수요 회복"

주택공급 확대·건설경기 보완방안
비아파트 소형주택 사면 세제혜택
공정한 가격산정 시스템 정착 필요

정부가 10일 내놓은 주택대책은 정비사업 규제완화를 통한 공급확대가 한 축이라면 또 다른 한 축은 빌라나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수요진작책이다. 비아파트에 대한 세제 혜택과 발코니 허용 등 건축규제 완화가 대표적이다.



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 등으로 인한 수요 위축에 건설업의 위기가 예측되자 공급 확대를 넘어 수요 정상화까지 꾀하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를 두 번째 개최하고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1~2인 가구 증가 등 주거수요 다변화에 부응해 도심 내 다양한 유형의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대거 포함됐다.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준공되는 신축 소형 주택(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제외)에 대한 원시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하는 한편 도시형생활주택 등에 대해서는 융자한도를 1년 한시적으로 상향하고, 금리도 분양 시 최저금리 3.0%, 임대는 2.0%로 저리 지원한다.

세제 지원책도 있다. 전용 60㎡ 이하, 수도권 6억·지방 3억 이하 비아파트 소형주택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산정 시 주택수 제외 혜택을 준다. 등록임대는 소형 기축 주택을 구입·임대등록(매입임대)하면 세제 산정시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도시·건축규제 측면에서는 오피스텔 발코니 설치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확장이 불가하다는 방침이지만 향후 발코니 설치 추이 등을 보면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정책이 바뀔 여지도 있다.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지난해) 9·26대책은 공급 애로 측면에서의 규제 완화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수요 정상화를 포함했다"며 "현재 여건 속에서 공급을 늘리려면 아무리 정부가 규제를 풀고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수요가 없는 상태에서는 착수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요 회복을 위한 대책이 비아파트 부문에 쏠려 있는 것은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의 사업 진행 속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신 도심 역세권 등에 1~2인 가구가 거주할 소형주택을 빠른 시간 안에 지어서 공급 부족 사태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파트 위주의 주거 선호 현상과 고금리, 전세사기 이슈로 수요 및 공급이 감소한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연립·다세대 등의 규제를 완화해 시장 수요를 증진시킬 목적으로 분석된다"며 "1~2인 가구가 밀집한 수도건 역세권 중심으로 사업 추진 검토는 증가하겠지만 준주택 분양수요 급감과 관련 PF대출 시장 냉각으로 시장이 빨리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더 크긴 하지만 서울 역세권 등 입지에서는 세제혜택 등으로 오피스텔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성품처럼 취급되는 아파트와 달리 비아파트 시장은 '깜깜이 시세'에 가격이 좌우되는 경향이 큰데, 공정한 가격 산정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주택 수 제외로 투자 목적의 서울·수도권 오피스텔 수요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전세공급물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에 대해서는 "감정평가사들이 공정하게 평가한 가격이 시장에서 유통돼야 하고, 이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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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