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하려면 야쿠자 문신" 불법 시술업자들 무더기 유죄

"문신 시술 행위 위법성 논란 있지만 불법"

폭력조직원들에게 불법으로 문신을 새겨주고 거액을 챙긴 시술업자 등이 무더기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고상영 부장판사)는 12일 302호 법정에서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 등 혐의로 기소된 A(38)씨 등 16명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시술 횟수가 가장 많고 피부염 등 부작용을 일으킨 업자 A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다른 피고인들은 각기 징역 1~2년, 벌금 100~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징역·벌금형 모두 집행을 유예받았다. 시술 가담 정도 등 비교적 혐의가 가벼운 6명은 선고가 유예됐다.

이와 별도로 범죄 수익 은닉과 사기 등 다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에 대해서는 무죄가 내려졌다.

문신 시술업자 12명은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 사이 지역 8개 폭력조직 가담 조폭 128명을 비롯한 총 2000여 명에게 이른바 '조폭 문신'을 불법 시술해주고 25억 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나머지 4명은 대량의 문신 용품(마취 크림·진통제용 마약류 등)을 불법 유통하거나 범죄 수익을 숨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시술업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폭력 조직의 가입 조건인 문신(이레즈미·야쿠자 문신을 가리키는 일본어) 시술 행위를 홍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폭력조직과 연루된 이들을 고객 명단에 올려놓고 따로 관리하며 친분을 유지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시술을 받은 일부 미성년자들은 실제 폭력조직에 가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술업자들은 문신을 새기는 1명 당 최대 500만 원씩, 전신 문신은 1000만 원까지 시술 비용을 받아 챙겼다. 벌어들인 범죄 수익 대부분은 가족 명의 계좌로 이체해 아파트·자동차 등을 차명 구입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폭력조직 수사 과정에서 불법 문신 시술 실태를 확인,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시술업자 등에게 최대 징역 1~5년, 벌금 100만~1000만 원 등을 구형하며 엄벌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문신 시술 위법성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있지만 현재까지 우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불법 의료행위로 보고 있다. 피고인들의 행위는 모두 유죄가 인정된다.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거나 혐의 정도가 가벼운 피고인들에게는 선고 유예를 내리는 등 비교적 유리한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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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