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적 피해 입어…항행 가능·인명피해 없어"
카타르 총리 "미·영 군사개입, 사태 악화시킬 뿐"
英 글로벌 에너지기업 셸, 홍해 항행 무기한 중단
예멘 후티 반군이 16일(현지시간) 홍해에서 몰타 국적의 그리스 소유 화물선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영국 해상보안업체 암브레이(Ambrey)는 "몰타 국적의 그리스 소유 벌크선 '보그라피아'호가 홍해 북쪽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미사일에 피격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암브레이는 이 선박이 수에즈 운하로 향하다가 미사일의 표적이 된 뒤 항로를 바꿔 항구로 향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야히아 사레아 후티군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로 향하던 조그라피아호를 미사일로 공격해 직접 타격을 입혔다"면서 자신들의 소행임을 확인했다.
이 선박은 베트남에서 이스라엘로 항해 중이었다. 승무원 24명이 승선해 있었고 화물은 싣지 않았다고 한다.
익명의 소식통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선박이 제한적인 피해를 입었지만 항행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인명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미군도 후티 반군에 대한 추가 무력 공격을 단행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발사 준비를 마친 후티의 대함 탄도미사일 4기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공격은 홍해 지역의 상선과 미 해군 함정에 임박한 위협이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후티군은 지난해 11월부터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된 민간 상업용 선박을 공격하고 있다. 후티는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포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후티군은 미국과 영국의 예멘 공습에 대응해 홍해에서 공격 대상 범위를 미국 선박으로 확대하겠다고 위협했다.
후티군은 지난 14일 홍해에서 미 구축함을 겨냥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고, 15일엔 오만만에서 미국 소유 화물선에 타격을 입혔다.
알자지라는 "홍해 긴장이 더 큰 일, 특히 예멘에서 미국과 이란이 대치하는 잠재적인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최소 5척이 홍해 운송을 중단했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1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군사적 개입은) 이 사태를 종식시키지도, 억제하기도 못하며 오히려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의 글로벌 에너지기업 셸은 홍해 항로 운항을 무기한 중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셸은 "(후티 반군의) 공격이 성공할 경우 이 지역에 대규모 (기름) 유출이 발생할 수 있고 승무원의 안전에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홍해 항행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셸의 유조선은 지난달 인도 제트 연료를 운송하기 위해 홍해를 지나려나 드론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와일 사완 셸 최고경영자(CEO)는 스위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홍해 혼란으로 에너지 유통이 복잡해지고 비용이 상승했으며 운송 기간도 몇 주가 더 걸린다. 운송 비용이 5~10%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문제가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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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