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특조위 구성 공정성 담보할 수 없어"
여, 윤 대통령에 재의요구권 행사 건의
야 "대통령 지령에 움직이는 허수아비"
여당은 1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태원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면서 야당에는 재협상을 제안했다.
이에 야권은 여당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유족의 뜻을 무시하는 패륜정치"라며 각을 세웠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서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이태원특별법은 상임위 과정, 본회의 과정 모든 절차를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며 "이제까지 이런 특별한 조사가 필요한 기구를 설치하는 특별법을 처리함에 있어서 여야가 합의 처리해온 관행을 철저히 무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조위 구성도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야권이 7명, 우리 당 추천이 4명으로 7 대 4로 공정성 담보할 수 없는 조사위를 구성해 공정한 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특조위가 불송치 또는 수사 중지된 사건 기록까지 열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며 "이런 규정은 그동안의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사회적 참사 등 재난과 관련된 특조위에서 유사한 입법례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를 독소조항이라고 규정하면서 야당이 총선을 앞두고 정쟁화의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결국은 민주당이 이 법을 공정하게, 여야 간 원만하게 처리하는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유도했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통해 정치적 타격을 입히고 총선에서 계속 정쟁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게 특조위 구성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안, 독소조항을 제거하는 안을 가지고 재협상을 제안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거부권 행사 건의에 대해 "159명 국민의 생명보다 총선 공천권이 더 소중하냐"며 반발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것이 총선용 정쟁이라니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의 지령에 따라 움직이는 허수아비 여당의 모습이 한심하다"며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도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특별검사 삭제,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및 구성 등에서 이미 충분히 여당 의견을 반영해 양보한 법안"이라며 "그런데도 꼬투리를 잡는 것은 특별법이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호도하려는 술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임 대변인은 "더 이상 국민의힘이 거부하고 반대할 명분은 없다"며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건의를 핑계로 거부권 행사할 생각 말고 특별법의 정부 이송 즉시 공포하라"고 밝혔다.
정의당도 "유족의 뜻을 무시하는 패륜정치"라고 날을 세웠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애끓는 유가족을 외면하며 국회 표결에도 불참한 국민의힘이 끝까지 정치의 도리, 사람의 도리를 외면하고 있다"며 "역사는 오늘 국민의힘의 인면수심 패륜정치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고 비난했다.
이어 "대형참사를 정쟁화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라며 "최소한의 정치적 책무마저 외면한 채, 윤석열 대통령의 수호대로 전락한 비루한 여당을 보며 국민은 수치스러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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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