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운동권 특권 청산은 시대정신…국민 심판 받아야"
이재명 "지금 청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 독재"
4·10 총선 70일을 앞두고 여야 수장들이 치열하개 프레임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운동권 출신 의원들을 겨냥해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을 청산해야 한다"고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검사 독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31일 '반칙과 특권의 청산을 위한 운동권 정치세력의 역사적 평가' 토론회에 서면 축사를 통해 "과거 운동권이었다는 것을 특권처럼 여기면서, 정치 퇴행을 이끄는 세력이 이제는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86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은 시대정신"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운동권 청산 얘기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독재"라고 언급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한국나노기술원에서 반도체 산업 현장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을 만나 "본인도 586, 686 운동권을 청산하려는 것 아닌가"라며 "임종석 배제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그는 "그냥 아무 말이나 막 하시는 것 같다"며 "검사독재라는 게 있나. 검찰은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도구일 뿐이다. 도구 자체를 악마화하는 건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역량을 줄어들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 민주당에서는 신성식(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나온다는데 그 사람들이 독재한다는 건가"라며 "현실에 없는 얘기를 만들어 현실에서 자기가 갖고 있는 공격 포인트를 피하려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을 겨냥해 "아까 (이 대표) 기자회견을 못 봤는데, 거기서 법카 뭐라고 했나"라며 "혹시 시간이 모자라서 질문이 안 나온거면 제가 한 번 물어보고 싶다"고 공격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첫째, 법카 본인이 쓴 거 맞나. 둘째, 만약에 민주당의 어떤 예비 후보자가 기업이든 국가든 법카를 자기 샴푸 사고 초밥 사먹고 자기 와이프에게 쓰는 게 걸렸다. 그러면 공천할 건가. 셋째. 이런 질문 안받고 도망다니는 거 부끄럽지 않나"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가 본인을 향한 정치 테러를 "특정 집단의 일종의 욕망에 따른 결과인 경우가 많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이 대표가 자기가 피습당한 게 특정 집단의 욕망 때문에 그런 거라 말씀을 주셨나. 정말인가"라며 "믿겨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테러는 범죄고, 테러로 정치장사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 논리라면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는 특정집단 민주당의 욕망 때문에 일어난 건가"라고 일갈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한 위원장의 '586 청산론'에 대해 "운동권 청산이니 자객 공천 이런 얘기들이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지금 청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 독재"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남의 눈에 티보다는 자기 눈에 들보를 먼저 보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부산 방문 중 피습당한 것에 대해 "소위 암살 시도, 정치 테러가 개인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국민을 편 가르고 시대착오적인 이념전쟁을 벌이고, 권력을 상대를 죽이는 데 사용하니 국민들도 그에 맞춰 더 격렬하게 분열하고 갈등하고 적대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표적인 586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한 위원장을 겨냥해 "청산 대상은 검찰판 하나회, 검찰 독재"라고 받아쳤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은 오늘 한 토론회 서면축사에서 오늘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 '86 운동권 청산'이라고 주장했다"며 "자신의 역사 인식과 시대 인식 수준을 날 것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86 운동권 청산을 주장하는 것은 자유다. 매일 매일 나를 욕보이는 것도 좋다"면서 "그런데 30년 전으로 후퇴하고 있는 민생경제, 외교참사, 안보위기, 김건희 특검법 등 켜켜이 쌓인 국민의 물음에 최소한의 답이라도 내놓으면서 이념 놀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 한 위원장과 여당 정치인들의 주장을 보면 마치 민주당이 집권당인 것같은 착각이 들 정도"라며 "오늘 이 시간, 대통령은 윤석열이고 여당 대표는 한동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대정신이란 한 시대의 국민들이 가장 아파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사회 구성원들이 공감하면서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국민이 가장 아파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경제·외교정책 때문에 위기에 빠진 민생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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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