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10여개 건설사 주시 중…태영건설급 충격 없을 것"

"상반기 중대형 건설사 중 시장에 충격 줄 정도인 곳은 없어"
"금리 안정화된 지금이 시장에서 PF 부실 정상화시킬 적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관련해 10여개 건설사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 중이지만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수준의 시장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성이 악화된 브릿지론 단계의 PF 사업장을 신속히 구조조정키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금리가 안정화되고 있는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2024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을 발표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업무계획에서 건설사 등의 부실상황을 조기에 식별해 신속하고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요주의 또는 대형 건설사에 대해서는 PF 리스크와 자금사정 등을 밀착 점검하는 등 건설업종 리스크 관리를 강화키로 한 바 있다.

이 원장은 구조조정 대상에 대형 건설사가 포함돼 있냐는 질문에 "2022년 말부터 특정 리스크 취약 요인이 될만한 금융회사와 부동산 산업·업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왔다"며 "상반기 중에 태영건설급의 충격을 줄 유동성 이슈가 눈에 보이는 건 현재 없다"고 말했다.

이어 "10여개사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데 완전히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반기 중대형 건설사 중 예상 못할 충격을 시장에 줄 정도인 곳은 조심스럽지만 없지 않나 싶다"며 "유동성 이슈를 금융회사나 금감원의 창구를 통해 챙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대형이건 중형이건 자연스러운 시장 구조조정이 특정 영역에 한정돼 법정관리에 들어가는게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바람직하기도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저축은행의 PF 리스크로 과거 저축은행 사태의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는 "저축은행은 과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규제의 틀이 타이트하다"며 "다만 여수신 기능상 쏠림이 있어 일종의 런(자금유출)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잘 보고 있고 당장 어디가 문제가 되고 런이 생길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금감원은 올해 적극적인 PF 부실 정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연체유예 또는 만기연장이 반복되는 등 사업성이 현격히 낮아진 사업장은 우선적으로 2023년말 결산시 예상손실을 100% 인식토록 함으로써 부실이 심각해진 사업장은 손실이 충분히 반영돼 경·공매 등이 개시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사업성 우려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업성평가 기준'을 보다 변별력 있게 개편해 엄격한 평가를 내리도록 해 연내에 부실 사업장 정리 및 부실우려 사업장의 재구조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금리가 안정화되고 더 이상 오르지 않겠다는 시장 인식이 오면서 지금이 시장적 방법으로 (PF 부실을) 정상화시킬 적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지나게 되면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지원이 됐든 좋은 부동산을 잘 개발하는 SOC가 됐든 그게 되려면 지금 (부실 PF 사업장에) 묶인 돈이 빠져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실물경제 리바운드(반등) 시기에 자금 중개 기능이 원활화되려면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올해 안에 이 작업이 마무리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PF 부실 정리를 사업성평가 기준을 엄격하게 개편키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 번은 좋고 두 번은 갸우뚱한데 세 번 이상 본PF로 전환이 안되고 만기가 계속 연장되면 시간으로 따지면 1~2년 이상 본PF 이전이 안 되는 것"이라며 "그 사이 다양한 비용 부담이 생기면 본PF로 전환될 수 있을지, 되더라도 사업성이 맞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원장은 "그런 게 만기 연장이 되거나 할 때 혹시나 느슨한 느낌이 나면 칼날 느낌이 나게 하겠다는 의지를 말씀드린 것"이라며 "본PF의 경우도 착공이 돼도 공사진행률이나 분양률이 상당히 미진하면 그 상태로는 제대로 안 굴러갈 가능성이 높은데 그때 사업성 평가를 어떻게 냉정하게 해야 시장이 가격을 발견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본 것이고 다양한 업권의 얘기를 듣고 준비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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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