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 명목 부적 2000만 원 어치
하반신 마비 치료 굿값 2억 원 뜯어내
연인 관계 여성도 공범…불구속 입건
복권에 당첨되고 건강이 나아질 것이라고 속여 2억대 금품을 뜯어낸 무속인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사기·공갈 혐의를 받는 30대 초반 무속인 A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8월부터 8차례에 걸쳐 B씨를 상대로 복권 당첨 부적 명목의 현금 2000만 원과 건강 염원 굿값으로 2억원 어치 차용증을 뜯어낸 혐의다.
조사 결과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 '시키는 대로 하면 로또에 당첨된다'는 광고를 올렸으며 이에 속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광고를 보고 연락해 온 B씨로부터 1차례 당 현금 200여 만 원을 받아 챙긴 뒤 택배로 부적을 전했다.
이후 부적을 경남 창원의 한 땅에 묻은 뒤 2~3개월 지나 파내 불태우라고 지시했으며 이를 이행하면 복권 당첨 번호를 알려주겠다고 속였다.
그러나 A씨는 B씨가 파내야 할 부적을 자신이 파낸 뒤 숨겼다. 이후 부적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연락한 B씨에게 '부적을 제대로 묻지 않은 것 같다. 당첨 번호를 알려줄 수 없다'고 둘러댔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이같은 범행을 8차례 되풀이했으며 B씨에게 '하반신 마비가 우려된다'며 건강 염원 굿을 벌여주겠다고 속인 뒤 2억 원 어치 차용증까지 뜯어냈다.
A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과거에도 10여 차례 전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비슷한 수법으로 동창으로부터 750만 원을 뜯어낸 A씨의 연인 20대 후반 여성 C씨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도주 염려가 있고 추가 피해자 발생 가능성 등을 우려해 A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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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