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판공장 폭발, 작업자 부상' 주의 의무 소홀 임직원 벌금형

폐목재로 합판을 만드는 공장에서 화재에 따른 폭발로 작업자가 다친 사고와 관련, 임직원 2명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1단독 하종민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합판 제조공장 대표 A(55)씨와 직원 B(55)씨에게 각기 벌금 1000만 원과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2년 9월 30일 오후 4시 50분부터 56분 사이 광주 광산구 소재 공장 내 화재가 폭발 사고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피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작업자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폐목재 파쇄기에서 발생한 불이 집진기(파쇄 중 발생 먼지 흡입·회수 시설)로 옮겨붙으면서 폭발로 이어졌다. 해당 설비는 목재와 먼지, 기계에서 나오는 열 등으로 과거에도 종종 불이 나기도 했다.

공장 안전 관리 책임이 있는 A씨와 B씨는 공장 내 각 설비에서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경보기와 무전기 등을 통해 폭발 위험 장소 주변 작업자들의 접근을 막고 대피시키는 조치를 해야 했다.

화재 직후 B씨는 파쇄기 주변 소화전을 이용해 불을 끄려 했으나 물이 나오지 않자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고, A씨 역시 작업자와 함께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 A씨를 돕던 작업자 주변에서 폭발이 발생, 머리를 다쳤다.

재판장은 화재 이후 A씨·B씨가 폭발 위험이 있는 집진기 전원 차단, 작업자 대피 유도 등에 소홀했고, 진화 작업을 하더라도 폭발 위험 설비와의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지 않았다고 봤다.

그러면서 "A·B씨의 업무상 과실로 인해 작업자가 크게 다쳤다. 대표인 A씨는 사업장 내에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작업자가 숨져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누범 기간에 또다시 범행했다. 다만 다친 작업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급박한 상황에서 나름 노력했지만 일부 대처가 미흡해 발생한 사고라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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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