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넉 달째 '경기회복 조짐' 진단…건설투자는 부진 '가시화'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2월호 발표

정부가 우리 경제가 수출 중심으로 회복이 확대되고 있다고 넉 달 연속으로 진단했다.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는 수출과 달리, 소비와 건설투자 등 국내 경기상황은 악화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민간 소비 둔화, 건설투자 부진 가시화 등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4개월 연속 '경기회복 조짐'이라고 진단했으나 이달 진단에서는 건설투자 부진이 '우려'에서 '가시화'로 악화됐다.

지난달에 이어 부문별 회복 속도 차이에도 방점이 찍혔다. 작년 12월 그린북에서 '경제 부문별 회복속도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진단한 뒤 지난달에는 '경제 부문별 회복속도에 차이가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구체적인 지표를 살펴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월비 18.0% 증가한 546억9000만 달러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2억8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비 5.7%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잠정)는 74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80억4000만 달러)는 무역수지 흑자(44억6000만 달러)에 힘입어 9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

서비스수지(-25억4000만 달러)는 여행수지(-13억4000만 달러)와 사업수지(-10억5000만 달러) 악화 영향으로 적자폭을 확대했고 소득(본원+이전)수지는 투자소득수지가 26억4000만 달러 증가 전환하면서 적자에서 벗어났다.

12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3% 증가했다. 광공업은 0.6%, 서비스업 0.3%, 공공행정 1.0% 증가했으나 건설업이 2.7% 감소했다.

12월 광공업 생산은 전기·가스업에서 줄었으나, 광업, 제조업에서 늘어나며 전월대비 0.6% 증가했다. 12월 제조업 출하는 전월대비 3.2% 증가, 재고는 전월대비 4.4%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 대비 재고 비율인 '재고율'은 전월대비 8.6%포인트(p) 하락한 107.7%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8%로 전월 대비 1.3%p 하락했다.

12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금융·보험업(4.9%), 운수·창고업(2.5%) 등은 증가했으나 부동산업(-3.7%) 등은 감소했다.

12월 설비투자지수는 운송장비(-3.2%) 투자가 줄었으나, 기계류(8.9%) 투자가 늘어나면서 전월대비 5.5% 증가했다. 기계수주(전년동월비) 증가, 설비투자 조정압력 상승 추세는 향후 설비투자에 긍정적 요인이나, 기계류수입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월 건설기성(불변)은 토목공사(6.8%)에서 실적이 늘었으나, 건축공사(-5.6%)에서 실적이 줄어들어 전월대비 2.7% 감소했다. 4분기 건설투자(GDP 속보치)는 전기대비 4.2% 감소했다.

아파트 분양물량 회복 흐름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건축허가면적 감소는 향후 건설투자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2월 소매판매는 내구재(-1.2%), 준내구재(-0.3%), 비내구재(-0.7%)가 모두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4분기 민간소비(GDP 속보치)는 전기대비 0.2% 증가했다.

1월 소매판매의 경우,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백화점·할인점 카드승인액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백화점과 할인점 카드승인액은 각각 전년대비 3.0%, 5.9% 감소해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카드 국내승인액은 작년 12월 4.2% 증가에서 지난달 5.3% 증가로 증가폭을 소폭 키웠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801.3%(속보치) 증가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4.4% 감소해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1.6으로 전월보다 1.9p 상승했다.

1월 소비자물가는 12월(3.2%) 대비 상승폭이 축소된 2.8%를 기록했다.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2.5%,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2.6%, 생활물가지수는 3.4% 상승했다.

1월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38만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3.7%로 전년동월대비 0.1%p 올랐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IT(정보통신)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세계경제 연착륙에 대한 전망이 높아지고 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지역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 소지 등 불확실성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조속한 물가안정 기조 안착과 민생·내수 취약부문으로의 회복세 확산에 최우선 역점을 두고 민생토론회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철저한 잠재위험 관리와 함께 우리 경제의 역동성 제고 노력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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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