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석이 부풀어 오르는 '벌빙현상' 발생
박리작용으로 비문 글씨도 인식 안돼
과학적 정밀안전진단 거쳐 보수 시급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머물며 조선 수군을 재정비했던 전남 목포시 고하도에 세워진 '이충무공 기념비'의 훼손이 심각해 정밀안전진단을 통한 보수가 시급하다.
20일 목포시에 따르면 전남도 유형문화재 제39호인 '고하도 모충각 이충무공 기념비'의 훼손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념비의 하단부분은 상단부가 누르는 무게로 암석이 부풀어 오르는 '벌빙현상'이 발생해 붕괴위험이 제기되고 있다.
또 기념비 하단에서 습기가 올라와 비석 내부에 침투해 훼손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박리작용으로 비문의 글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떨어져 나가고 패어 있다.
기념비는 지난 2014년 풍화정도가 심해 광화체 처리 등 보존처리한데 이어 2021년에도 바닥 콘크리트 제거 및 출입문 하부 통풍공사를 진행했다.
목포시는 최근 현장조사 및 자문을 통해 '벌빙현상'이 지속될 경우 하부에서 상부(이수) 지탱이 어렵고, 기념비 중간(비신)부분의 붕괴위험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또 붕괴 방지를 위한 하단부 강도 강화 등을 위한 과학적 정밀진단의 필요성도 주문했다.
목포시 관계자는 "기념비는 제작된지 300년이 넘는 도지정 문화재이지만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현장점검 등을 거쳐 전남도에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사업비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목포 고하도는 명량해전에서 승리한 이순신 장군이 100일 넘게 머물며 군량미를 조달하고, 무기를 재정비했던 곳이다. 이충무공 기념비는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722년(경종 2년) 세워졌다.
기념비의 몸돌 높이는 227cm, 너비 112cm이다. 일제강점기 야산에 버려져 있던 비를 광복이 되자 현 위치에 세웠다. 비에는 일본인들이 총을 난사해 비를 훼손하자 비석이 몇달동안 땀을 흘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비문에는 이충무공이 고하도를 수군 통제영으로 삼게 된 경위과 군량미의 중요성 등이 기록돼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안.목포 / 이덕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