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멜론·파프리카·수국까지 곳곳 피해 속출
2월 일조량 10년 평균 대비 최대 39% 감소
올 들어 비오는 날이 계속되면서 역대급 일조량 감소로 전남 농가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고, 농정당국은 일조량 감소도 농작물 재해피해로 인정하고, 신속한 조사를 실시해 줄 것을 정부에 거듭 건의하고 나섰다.
5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국내 멜론 주산지인 나주와 경남 진주의 일조량을 비교한 결과 진주는 1% 감소한 반면 나주는 12월 23%에 이어 1월에도 16%나 감소했다.
일조량 감소는 고스란히 생산량에 악영향을 끼쳐 나주의 멜론 생산량은 28%, 특품(3~5수) 출하율은 무려 71%나 줄었다. 반면 진주는 생산량이 90% 가량 늘어 나주지역 피해가 상대적으로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2월에도 일조량 감소로 인한 농산물 피해는 끊이질 않고 있다.
기상청 2월 일조량 자료에 따르면 장미와 딸기 주산지인 강진의 경우 일조시간이 103시간으로 10년 평균보다 39%나 감소했다. 멜론 주산지인 나주, 딸기 주산지인 담양의 경우도 일조시간이 115시간으로, 최근 10년 평균 일조 시간(177시간)보다 35% 감소했다.
특히 딸기 농가의 경우 일조량 부족으로 생산량 감소는 물론 생육 부진, 기형적 모양으로 인한 상품성 저하에다 잿빛 곰팡이병까지 확산돼 농가마다 2중,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온종일 환풍기를 틀어도 습도 조절이 녹록치 않다. 묘종값마저 올라 농가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한 농가는 "최근 수년 사이 요즘같은 일조량 부족은 처음이어서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파프리카도 상품성 저하가 우려되고, 수국은 형형색색의 꽃을 활짝 피워야 할 시기지만 일조량 감소로 개화가 지연되고 있다.
전남도는 재난에 가까운 이상 기후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한 수 있다고 보고 정부에 일조량 감소에 따른 농업재해 피해를 신속히 조사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일조량 감소에 따른 지원 여부는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피해가 인정돼야 복구비 지원과 신속한 후속조치가 가능한 구조다.
이에 전남도는 지난달 16일 강진, 영광 등 5개 지역의 최근 3개월 평균 일조량이 23%줄어 과실 비대 불량 등 출하량이 감소된 점을 재해로 인정하고, 피해 조사를 실시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한 데 이어 이날 또 다시 건의했다.
정광현 도 농축산식품국장은 "2월에 비오는 날이 30년 평균 7.2일보다 2배 증가한 15일로 가장 많았고, 2월 18일부터는 무려 8일 연속 비가 내려 피해가 확산되는 추세"라며 "농업인의 경영 안정과 차기 영농준비를 위해 일조량 감소에 따른 재해 피해조사를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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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순천 / 김권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