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2개 병동 일시 폐쇄…필수의료과 중심 인력 재편
마취과 인력난에 하루 수술 10여건…각 병원 병상가동률 '뚝'
2차 병원 초기 혼선 뒤 여유 찾았지만 의료진·장비 한계 분명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보름째 일선 병원을 대거 떠나면서 광주지역 상급종합병원에 초비상이 걸렸다.
6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 사직·이탈한 전공의 중 현재까지 업무복귀 명령에 따르지 않는 전공의는 전남대병원(분원 포함) 160여 명, 조선대병원 100여 명에 이른다.
보름째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숙련도가 높고 비상진료 체계를 지탱해 온 전임의들마저 속속 병원을 떠나고 있다. 기존 근무 전임의들은 수련 중단, 개업 등을 이유로 재임용을 포기했다. 이달부터 신규 충원 예정인 전임의들도 상당수 계약을 포기했다.
전남대·조선대병원은 일선에 남은 전문의(교수), 일부 전임의·전공의와 간호사 등 진료 보조 인력으로 비상진료 체계 운영 중이다. 그러나 보름째 비상체계가 이어지면서 일부 제 기능을 하기 힘든 위기에 처했다.
전남대병원은 전날부터 응급 입원환자가 비교적 적은 성형외과·비뇨기과 등 2개 병동을 일시 폐쇄했다. 두 병동에 근무하던 의료진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심혈관내과 등 필수 의료 분야에 재배치했다.
위중증 환자 중심 필수의료 기능에 집중하는 고육지책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술실 가동률도 급감했다. 특히 주요 수술에 필수적인 마취과 전공의들이 모두 이탈하면서 인력난이 심각하다.
평소에는 병원 내 수술실(14곳)이 상시 가동됐지만 전공의 집단이탈 장기화로 현재는 응급수술만 진행하고 있다. 하루 평균 수술은 10여 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원병동 내 병상도 평소와 비교하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조선대병원 역시 평균적으로 수술·병상 가동률이 평소와 비교해 40~50% 줄었다. 아직 비응급 진료과 인력 재조정은 없지만 병원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들의 피로도 누적이 심각, 재편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과부하가 걸린 상급종합병원을 대신해 환자를 받아야 할 2차 병원에서는 일시 혼선은 있었지만, 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 소재 2차 병원 20곳 평균 병상 가동률은 66%다. 중환자실 역시 72%로 집계돼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다만 상급종합병원과 달리 진료과마다 고난도 시술 역량이 없거나 의료장비가 미비한 경우가 많아 한계도 명확하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현 인력 여건 상 상급종합병원은 생사가 달린 환자들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의료진을 꼭 필요한 진료과 중심으로 재편해 버티는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2차 병원이 일부 역할을 분담하고는 있지만 특정 고난도 시술을 하기 어려운 의료진이 없거나 고가의 장비가 없는 경우도 많다. 상급종합병원의 기능을 보완하는 데 한계가 분명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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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