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오송참사 국가책임 누가?…오로지 법원 판단 뿐인가"

"행정적·정치적·도의적 책임 아무도 안 져"
분향소 방명록에 '진실규명 멈추지 않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 사정당국의 조사 결과에 의존하는 당국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14일 충북 청주시의회 중회의실에서 오송참사 유족·생존자 등과 만나 "현 정부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대형참사가 발생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오로지 모든 책임은 법원 판단에 의한 형사책임 밖에 없다"고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겨냥했다.

이어 "행정 책임도, 정치적 책임도,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다 보니 유사한 사건이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오송참사는 어쩌면 또 다른 참사의 연장선상 일부였을 가능성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오송참사를 제대로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지 못한 결과가 유사한 참사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언제나 말씀드리는 것처럼 국가와 정부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 당도 국정조사나 특검을 해야 할 사안이 너무 많아 오송참사에 대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유족 등에게 사과한 뒤 "그럼에도 잊지 않도록 노력하고, 더 이상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참사 책임을 묻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족 측은 이 대표에게 "참사가 발생하고 8개월간 진실 규명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현재까지도 명확하게 누가 잘못했고, 왜 우리 가족들이 길바닥에서 돌아가셔야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오송참사에 대한 국정조사가 이뤄져 다시는 이런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대책위 측도 "(오늘 이 자리가)선거를 앞두고 요식행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라며 "22대 국회에서는 제발 이 문제가 앞에서 해결됐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유가족과의 만남에 앞서 청주시청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 들러 희생자 넋을 기렸다. 방명록에는 '진상규명을 위한 걸음, 멈추지 않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지난해 7월15일 오전 8시40분께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인근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검찰은 사고의 직접적 원인을 미호천교 확장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임시제방 붕괴로 지목하고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을 구속 기소했다. 이 공사를 발주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공무원 5명 등 관련자 12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시민대책위 등이 중대재해처벌법(중대시민재해) 위반 혐의로 고발한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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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