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비대위 25일 집단 사직 결의
정부 "의대 교수도 업무개시명령 대상"
교수, 민법 660조상 고용계약 약정 없어
법조계 "의료법상의 업무개시명령 대상"
"자동 수리까지 의료행위 땐 위반 아냐"
전공의에 이어 의과대학(의대) 교수들도 집단 사직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동일하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불응 시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의대 교수도 전공의와 마찬가지로 병원의 사직서 수리 여부에 따라 의료법 위반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의대 증원과 전공의 이탈 국면에서 최근 교수들도 집단행동을 준비 중이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한 합리적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이날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16일 총회를 열고 16개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집단 사직서 제출을 시작하기로 결의했다. 나머지 의대 4곳도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와 의대생들의 유급 및 휴학 위기 시 사직서를 제출할지 설문 중이다.
정부는 교수들이 사직서를 낼 경우 전공의처럼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겠다는 입장으로, 이에 불응할 경우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까지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하면 형사처벌이 가능하고,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사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의대 교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그동안 '사직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사직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전공의들의 의견에 반박하며 민법 660조에 따라 근로계약이 체결된 전공의는 고용기간 약정에 따라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 차원에서 진료거부해선 안 된다는 논리로 설득해왔다.
민법 660조는 '고용기간 약정이 없는 경우' 당사자는 언제든 계약 해지가 가능하고, 상대방이 해지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이 경과하면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의대 교수도 전공의와 마찬가지로 업무개시 명령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의료법 59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 등은 의료인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서다.
양선응 의료·노동전문 변호사(법률사무소 인선)는 뉴시스에 "의료법상으로는 의대 교수와 전공의를 다르게 취급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고용계약에 따라 근로 기한의 정함이 있냐 없냐는 민법적 문제가 나오는데 의대 교수나 전공의나 둘 다 의료인인 건 분명하기 때문에 업무개시명령과는 상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대 교수는 전공의와 달리 '종신 재직권'(테뉴어·tenure)을 받기 때문에 고용기간 약정이 없다. 때문에 사직서를 내고 한달 뒤면 고용계약이 해지됐다고 봐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결국 의대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한 달 간 의료행위를 하지 않으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어긴 게 되지만, 사직서를 제출해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한 달이 경과할 때까지 의료행위를 이어갈 경우를 제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현호 의료전문 변호사(법률사무소 해울)는 "기본적으로 고용 계약할 때는 청약과 승낙이라는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하지만 그만둘 때는 일방적인 해지의 의사 표시로 끝난다"며 "교수들이 그만두겠다고 하면 한 달 후에 계약 해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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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