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에 이어 검찰 측 피고인신문 계속 진행
29일 한 차례 기일 더 열고 2일 변론 종결 방침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에게 쌍방울 방북비 대납 보고를 했다고 진술한 것을 두고 검찰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이 전 부지사는 당시 자백은 검찰의 회유와 압박에 의한 거짓 자백이라고 주장했고 검찰이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서로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26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특가법상 뇌물,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의 2차 피고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이 대표의 방북 요청을 한 사실이 있냐"는 검찰의 질문에 "(방북을 추진할)명분도 실리도 없고 이유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이 '검찰에서 이재명만 잡으려고 한다. 검찰이 원하는 대로 해달라'는 취지로 말하며 검찰과 협력해 자신을 압박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회장이 들어오면서부터 이 사건이 이상하게 바뀌었다"며 "지난해 4월 김 전 회장이 '검찰이 하자는 대로 이재명에 대해 얘기하면 이 사건이 다 풀릴 것이다'라면서 본인한테 방북 요청을 하고, 쌍방울이 300만 달러를 보냈으며 이를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취지는 이해하지만 검사의 질문에 응답해달라'고 중재하며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후 질문에서도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의 압박과 회유가 있었다는 취지로 답변을 거듭했다.
그는 '쌍방울 방북비 대납 자백을 하기 전에 김용, 정진상 등 도지사 정무라인으로부터 방북 관련해 채근받았다고 하더니 왜 법정에서는 아니냐'는 검찰 질문에도 "저를 변호하러 온 변호사가 검사 방에 자주 갔다"며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검찰에 출석하면 (제 변호사가) 이상하게 검사하고 있다가 나오더니 저한테 계속 '검찰하고 얘기 잘했다. 지금 같은 기조 유지하지 말고 검찰 얘기를 어느 정도 들어주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진술할 내용을 정리해서 이렇게 진술하라 해서 검찰과 상의했냐고 물어보니 알 거 없다고 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이에 검찰은 "마치 변호사랑 검사가 모종의 얘기를 한 것처럼 말하는데 제가 피고인에게 '사실대로 진술하라'했지, 허위 사실을 진술하라고 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느냐"고 맞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가 계속 자신의 주장을 이어가려고 하자 검사는 "대답해 주시죠. 실체 얘기하라고 했지 있지도 않은 말을 하라고 했냐"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그러자 이 전 부지사는 "그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면서도 "검사 방에 변호사가 왔다 갔다 한 것을 인정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양측 공방은 다시 재판부가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 있는 것이 아니고 간접적이니까 여기까지 하자"며 "각자 의견서를 내달라"고 정리하며 일단락됐다.
다만, 이처럼 검찰과 이 전 부지사의 설전이 계속되면서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피고인신문은 이날도 마무리되지 못했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한 차례 더 기일을 열어 검찰과 변호인 측 피고인신문을 마무리 지은 뒤 다음 달 2일 변론을 종결하겠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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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