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증여 12월 429건→1월 703건
전국 아파트 증여건수도 1000여건 늘어
30대 수증인 비중 증가…혼인 증여재산 공제 영향
부동산 침체가 길어지면서 부동산을 매매 거래하는 대신 증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는 재산가액을 기준으로 하는 증여세의 경우 시세가 하락할수록 세금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아파트 증여건수는 401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3070건)과 12월(2892건) 과 비교하면 1000건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703건으로, 지난해 11월 443건, 12월 429건에서 두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매매거래 시장이 꽉 막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증여건수는 집값이 급락했던 지난 2022년 11월 4244건, 12월 7301건으로 크게 늘었다가 지난해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반등하면서 3000건대 수준으로 다시 떨어진 바 있다.
직계 존속으로부터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증여받은 이들을 연령대별로 보면 특히 결혼을 앞두고 있는 30대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이 법원등기정보광장을 통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상가)의 증여 건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증여를 가장 많이 받은 연령대는 30대(16.1%)로, 전년(14.5%)보다 1.6%포인트(p)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30∼39세 수증인이 증가한 주 요인은 '혼인에 따른 증여재산 공제' 신설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혼비용의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 1월1일부터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 또는 자녀의 출생일로부터 2년 이내'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에 대해 최대 1억원을 추가로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하는 '혼인에 따른 증여재산 공제'가 신설되면서 해당 연령대의 수증인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기존 직계존속과 직계비속 간 증여재산 공제 한도는 10년간 5000만원(미성년자 2000만원)이었던 만큼 이번 대책으로 신혼부부의 경우 총 3억원의 증여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증여인과 수증인의 연령대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올해 증여를 가장 많이 한 연령대는 70대 이상(37%)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만 해도 70대 이상 증여인 비중은 23.1%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6%로 30%대에 진입한 이후 점점 늘어난 것이다. 또 올해 증여를 가장 많이 받은 연령대는 50대로, 지난 2020년(20.1%) 대비 6.5p 증가한 26.6%를 기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큰 우리나라에서는 은퇴 후 보유자산의 운용 효율화뿐 아니라 증여세에 대한 세금 부담 경감 등 수증자로의 자산 이전을 돕는 정책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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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