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길동무" 나주 마라톤 완주 결혼 30년차 부부 '함박웃음'

외국인 마라토너도 벚꽃 핀 강변 '엄지 척'

"더 좋은 기량으로 내년에 또 만나요"

7일 오전 전남 나주 영산강변에서 열린 제10회 나주영산강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마라토너들은 벚꽃이 만개한 영산강을 달리며 막바지 봄기운을 만끽했다.



햇볕이 달군 아스팔트 위에서 더위를 이겨내고 완주한 마라토너들은 "내년 대회에서는 더 좋은 기량을 내자"고 입을 모았다.

2시간 44분 46초 기록으로 풀코스(42.195㎞)를 1위로 완주한 문복식(47)씨는 마라톤 입문 5년 만에 처음 겪는 풀코스 우승에 감격을 금치 못했다.

전국 마라톤 대회를 다니며 기량을 닦아온 그는 풀코스만 7번을 도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낙담하지 않고 꾸준히 연습을 거듭한 끝에 8번째 도전인 이번 대회에서 1위를 거머쥐면서 더욱 의미가 깊다.

문씨는 "1위에 뿌듯하고 감격스럽다. 벚꽃이 휘날리는 좋은 경치를 보며 달렸기에 더욱 잘 달릴 수 있었지 않았나"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훈련해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결혼 생활 30년차를 마라톤으로 기념하는 '로맨티스트' 부부도 대회를 빛냈다. 하프 코스에 참여한 김경래(61)·고점석(59·여)씨 부부는 이날 수건으로 서로를 지탱하며 2시간 30분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씨는 아내 고씨와 함께 뜻깊은 추억을 만들고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회에 참여했다. 마라톤 경험이 부족한 아내를 위해 두 달 동안 주말마다 특별 훈련을 가지면서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여기에 훈련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달리다 지쳐 쓰러질까봐 페이스메이커를 자처, 수건을 서로의 손에 묶어 하프 코스 21㎞를 달렸다.

김씨는 지난해 하프 코스 개인 기록 1시간 50분보다 40분이나 늘었지만 이보다 더 큰 추억을 갖게 됐다며 아내와 함께 서로의 등을 토닥였다.

그는 "아내와 함께 건전하게 운동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건강하게 결혼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돼 뜻깊다"며 "인생 2막은 지금부터다. 우리는 영원한 인생의 길동무"라고 함박 웃음을 터트렸다.


푸른 눈의 마라토너들은 벚꽃이 만개한 영산강변 분위기에 취했다며 연신 "뷰티풀"을 외쳤다.

이역만리 아일랜드에서 온 할리 킴 에이든(50)씨는 "지난해 첫 참가 이후 주로가 특히 인상깊어 올해도 참여하게 됐다. 올해는 지난해 세운 기록 하프 코스 1시간 45분을 2분 앞당긴 1시간 43분으로 마칠 수 있어 더욱 기분 좋다"고 했다.

이어 "대회 참여를 위해 광주와 화순, 순천 등지에서 여러 날 훈련을 거듭했다. 내년에는 풀코스 완주가 목표"라고 웃어보였다.

에이든씨의 동료 다라 스미스(40)씨도 "날씨도 완벽해 부담없이 달릴 수 있었다. 바람이 불면서 땀이 식고 벚꽃이 날릴 때 기분이 좋았다"며 "벚꽃길이라는 특별한 코스를 가지고 있는 이 대회가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성황리에 펼쳐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동호회원, 개인 등 마라토너 3000여명이 참석해 풀코스, 하프코스, 10㎞, 5㎞ 각 분야에서 기량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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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 김금준 대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