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유급 사태 막고자 한 달 이상 연기했지만 재개 불가피
'의학교육 인증' 마지노선…더 미루면 국가고시 응시도 차질
의대생 무더기 휴학 신청으로 학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광주 소재 의과대학 2곳이 오는 15일부터 모두 수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집단 유급 만은 막고자 이미 한 달가량 학사 일정을 미뤘지만, 더 이상의 파행은 국가고시 응시 자격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9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은 교수회의를 열어 오는 15일부터 개강, 공식 학사 일정을 시작키로 의결했다.
앞서 전남대 의대는 재학생 732명 중 78.5%에 해당하는 575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의대는 무더기 휴학 신청으로 인한 재학생 불이익을 감안, 당초 개강일인 지난 2월 19일에서 여러 차례 학사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조선대 의대 역시 오는 15일 이후부터는 학사 일정을 정상화키로 했다. 조선대 역시 전체 의대생 725명 중 80% 남짓인 600여 명이 이미 휴학 의사를 밝힌 바 있어, 한 달 넘게 강의·실습 일정이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대학들이 집단 유급 만이라도 막아보고자 연기해온 학사 일정을 재개한 것은 더 이상은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고등교육법 등에 따라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의학교육 평가 인증'을 얻지 못한 의대를 졸업한 학생은 의사 국가고시를 치를 수 없다. 평가인증 기준에 따른 임상실습 기간은 총 52주, 주당 36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계획된 학사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면 국가고시 응시 자격에도 결격이 발생할 수 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른 대학의 수업 일수가 연간 최소 30주 이상인데 의대는 임상 실습 등을 포함해 더 길다는 점도 고려하면 더는 개강을 미루기 어려운 사정이다.
의대는 한 과목이라도 무단 결석 등으로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될 수 있다. 휴학에 나선 두 대학 의대생들이 예고된 개강일인 오는 15일까지 강의실로 돌아오지 않으면 '대량 유급'이 현실화될 수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량 유급 사태의 마지노선이라는 판단이다. 대학 입장에서도 학사 일정을 또 다시 미룬다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개강이 더 늦어지면 휴학에 동참하지 않은 학생들까지 국가고시 응시 자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부족한 수업 일수는 방학과 주말을 최대한 이용해 채우고, 온라인 강의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국 의과대학 중 40%에 해당하는 16개교는 이미 수업을 재개했다. ▲가천대 ▲경북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분교 ▲서울대 ▲연세대 ▲영남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한림대 ▲한양대 등이다.
이달 15~19일 사이 수업을 재개하는 의대는 전남대와 조선대를 비롯해 16개교다. 다음주 중이면 전체 40개 의대 중 32개교(80%)가 학사 일정을 재개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담양.곡성 / 양성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