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00세 넘는 고령자 발길 이어져
남구 104세 이영조씨도 소중한 한 표
광주 남성 최고령 유권자는 사전투표
"10년은 더 살아 광주 최고령 유권자 한 번 해봐야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0일 광주에서 100세가 넘는 고령자들의 투표권 행사가 이어졌다.
광주 동구지역 유권자 중 최고령자인 김정자(108) 여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동구 계림1동 제2투표소를 찾았다.
딸과 함께 투표소에 입장한 뒤 신분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선거관리원들은 "1915년생이라고요?"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혼자 지팡이를 짚고 기표한 뒤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을 만큼 정정했기 때문이다.
고이 접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자 주변에 있던 유권자들과 선거관리원들은 박수를 치며 "건강하세요", "오래오래 사세요"라며 응원했다. 김 여사도 그들의 양손을 꼭 잡으며 "고맙소"라고 화답했다.
1915년 일제강점기 시절 태어난 김 여사는 이날 오전 6시에 일어나 삶은 계란과 커피 한 잔으로 간단히 요기를 한 뒤 투표장을 찾았다.
그는 "투표를 하니까 기분이 정말 좋다"며 "이렇게 오래 살아 여전히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고 되물었다.
김 여사는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나 같은 노인들이 죽을 때까지 건강하고 재미있게 살 수 있게 도와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1963년 10월15일 제5대 대통령선거를 첫 투표로 지금까지 한 번도 투표권을 포기한 적 없다는 그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투표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10년을 더 살아 동구를 넘어 광주 최고령자 유권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 남구 선명학교(주월1동 제3투표소)에서는 이영조(104)씨가 투표를 마쳤다.
이날 새벽 5시부터 집을 나선 이씨는 아내 차정순(89)씨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소에 들어섰다.
100세가 넘는 고령의 나이로 몸도 불편하지만 지금껏 투표는 단 한 번도 거른 적 없다. 이날도 어김없이 투표를 위해 꼭두새벽부터 집 근처 투표장을 찾아왔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이씨는 "투표를 한 것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감격스럽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국민이 마음대로 누릴 수 있는 자유의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며 "건강할 때까지 계속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광주지역 남성 중 최고령자인 서구 풍암동 선대규(104)씨는 지난 사전투표 기간 투표를 마쳤다.
한편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광주지역 총 선거인은 총 119만9582명, 전남은 156만4212명이다. 광주 최고령 유권자인 광산구 신창동 거주 113세 여성과 전남 나주시 토계동 거주 122세 여성 유권자는 건강상 이유로 투표를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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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