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10명 중 8명, 국민연금 불신…"더 내고 못 받을라"

한국여성정책연, 지난해 국민연금 두고 설문조사
최소 희망 월 노후소득, 남성 266만·여성 241만원

2030대 10명 중 8명 가까이는 국민연금을 불신한다는 국책연구기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금 고갈로 노후에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고 인구 감소로 보험료가 오를 것이란 우려도 컸다.

1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미래사회 성평등 정책의 도전과제(Ⅱ): 초고령·4차 혁명 사회의 여성 노후소득 보장'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의 '2030의 노후소득보징 인식과 지원수요' 설문조사가 실렸다.



지난해 7~8월 만 20~39세 남성 600명과 여성 552명 등 총 115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벌인 결과 응답자의 75.6%는 국민연금제도를 불신한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 만 35~39세 79.7%를 비롯해 만 30∼34세(77.9%), 만 25∼29세(75.8%), 만 20∼24세(67.8%) 등 나이가 들수록 제도를 믿지 않는다는 이가 많아졌다.

30대 여성의 경우 불신한다는 답변이 80.2%에 달했다.

제도에 대한 우려 5가지에 대해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인구감소(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내가 내야 하는 보험료가 계속 인상될 것 같아서'가 89.3%로 1위였다.

이어 '노후에 받게 될 금액이 너무 적을 것 같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가 86.3%였으며, '기금 고갈로 인해 노후에 국민연금을 받지 못할까 우려한다'가 82.6%였다.

전체 응답자 73.3%는 '국민연금 개혁에 청년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국민연금 기금운용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62.4%가 동의했다.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월 수입에 대해 묻자 평균 254만7000원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평균 266만5000원, 여성은 241만8000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민연금 이외 별도의 노후 소득 준비 여부를 묻자, 과반수 응답자인 56.8%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별도의 노후 소득을 준비하지 않는다고 답한 654명에게 다시 그 이유를 물었는데 '아직 생각해보지 않음'이 43.0%로 조사돼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소득이 적어서'(25.2%), '과도한 주거비 지출 때문'(9.4%), '고용상태가 불안정'(7.4%) 등이 뒤이었다.

특히 20·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음'을 1순위로 꼽은 것과는 달리, 30대 여성만 '소득이 적어서'를 1순위로 택했다.


노후소득을 준비 중이라고 한 498명에게 복수응답을 허용하고 방식을 묻자 62.7%는 '예금·적금'을 꼽았고 '개인연금 가입'(56.4%), '주식·채권·펀드·가상화폐 투자'(52.2%), '퇴직연금을 받을 것'(36.9%) 등 순이었다.

남성은 주식·채권·펀드·가상화폐 투자가 63.3%로 상대적으로 많았고 여성은 예금·적금이 68.3%로 1위였다.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경제적·사회적 환경에서 살 수 없다고 답변한 비율은 전체 1152명 중 71.7%였다. 여성(74.7%)이 남성(69.0%)보다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개인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정부의 지원 정도에 대해선 가장 많은 응답자 41.6%가 '모든 노인에게 최소한의 노후소득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금보험료와 급여액 조정 방향은 '보험료는 덜 내고 급여액은 더 많이 받는다'가 31.4%로 가장 많았지만, 그 다음은 '더 내고 더 받는다'(26.6%)가 선호됐다.

연구진은 "노후소득 준비의 측면에서 가장 불리할 수 있는 집단에게 적정한 수준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연금개혁의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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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