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운영자 1명 구속, 중학생 총책 등 10명 입건
1578명 2억1300만원을 송금받아 도박 제공
도박 혐의 98명 중 96명이 중·고교생
또래 명의 계좌로 수억원을 송금받아 룰렛 게임 등에 베팅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도박 서버를 운영한 청소년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장소 등 개설 등의 혐의로 성인 운영자 A(20대)씨를 검찰로 구속 송치하고, 총책 B(중학생)군 등 10명(중학생 5·고교생 3·대학생 2)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C군 등 5명(중학생 3·고교생 2)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군 일당은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578명으로부터 2억1300만원을 송금받아 룰렛 등 21종의 도박에 베팅하게 하는 수법으로 도박 서버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게임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디스코드와 연동해 도박 서버를 운영했다.
A씨는 도박 서버 운영계좌를 제공하고 충·환전 승인 등을 관리했다. 청소년 총책인 B군은 계좌 구매와 자금 공급, 직원(관리자) 모집, 업무지시, 환전 등 도박 서버의 전반적인 운영을 총괄했다. 나머지 청소년 일당은 서버 관리, 충전 승인 및 채팅 관리, 이용자 문의처리 등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C군 등 청소년 5명은 총책 B군에게서 돈을 받고 자신의 계좌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D군 등 98명은 이들이 운영한 도박 서버에서 돈을 걸고 바카라, 룰렛 등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는다.
도박 서버 이용자들은 친구의 소개를 받거나, 친구가 하는 것으로 보고 검색을 하거나, 초대 링크와 다른 게임서버 배너 광고 등을 보고 도박 서버에 접속했다.
도박 혐의자인 98명 중 96명(초등생 1·중학생 74·고교생 21)은 청소년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에는 4개월 동안 325차례 입금해 베팅을 하는 등 도박에 218만원을 쓴 고교생도 있다.
경찰은 도박 습벽 청소년 96명의 보호자에게 도박 사실을 통보해 도박 경위를 확인한 뒤 78명을 선도심사위원회에 회부하고, 18명을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했다. 이들 모두 경찰 도박 문제 예방 선도프로그램에 참여토록 연계 조치했다.
경찰은 지난해 3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의뢰로 수사에 나섰고, 추적 단서를 확보·분석해 B군을 특정했다. 이어 운영에 가담한 청소년 등 10명과 B군에게서 돈을 받고 자신의 계좌를 양도한 청소년 등 5명을 차례대로 검거했다.
경찰은 B군 검거 이후에도 계속해서 도박서버를 운영한 A씨를 체포해 구속하고, 범죄수익 2100만원도 환수했다.
B군은 공범 조사기간 디스코드에 다른 대화명으로 공범과의 대화방을 만들어 조사내용 등을 공유했고, 성인 총책 A씨가 단독으로 도박 서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서버 관리 등을 지원한 정황이 확인되는 등 치밀하게 도박 서버를 운영하고 직원을 관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청소년들이 SNS 등을 통한 광고에 현혹돼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도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사이버 도박 서버를 운영하는 등 청소년 사이버 도박 진입 장벽이 훨씬 더 낮아졌다"면서 "호기심 많고 절제력이 부족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이버 도박이 확산되지 않도록 수사·단속·치유·재활·교육·홍보에 이르기까지 총력을 다해 적극 대응할 것이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청소년 사이버 도박 근절을 위해 교육부 등 유관기관에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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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