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VS 존치…제천 청풍대교 활용 논란 재점화

김영환 충북지사 "리모델링 업사이클링"
안전 우려 반대하던 제천시 의견 엇갈려

2012년 신청풍대교 건설 이후 14년째 방치 중인 청풍대교 활용을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했다. 충북도의 관광자원화 제안에 손사래를 치던 제천시 내부에서 "시도해 볼 만한 사업"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21일 충북도와 제천시에 따르면 김영환 지사는 지난해 10월 제천시청에서 지역민들과 만나 "청풍대교에 팝업숍과 노천카페, 푸드트럭 등을 설치해 관광 랜드마크를 만들고자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청풍대교는 충주댐을 준공했던 40년 전 청풍호를 가로질러 폭 10m, 길이 315m 규모로 건설했다. 교량 내구연한 50년 중 10년도 채 남지 않은 상태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호수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인 김 지사는 "철거는 꼴찌 정책"이라면서 이 노후 교량에 브릿지 카페 등을 세워 관광자원으로 업사이클링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김창규 제천시장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 17일 제천시의회 시정질문 답변에서 "기술적, 경제적 이유로 절대하면 안 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 올라가면 안 될 정도로 불안전한 청풍대교를 보강한 뒤 상하수도와 전기를 넣고 음식점을 차리려면 1000억 원 이상 든다"며 "재활용은 도가 결정할 일이지만, 시 입장에서는 그런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부연했다.

이재신(민·제천라) 의원이 "도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나중에 장사가 잘되면 제천시 넘겨 주겠다고 했고, 우리는 손해볼 것이 없다. (도가 사업을 추진하도록)그냥 내버려두라"고 요구하자 김 시장은 "참고하겠다"고만 했다.

이어 이 의원은 "교량 용도폐기는 자동차 통행 불가를 의미하는 것일 뿐 다른 방식의 활용은 시도할 수 있는 것"이라며 "시에 행정적 재정적 부담을 주지 않고 향후 철거까지 (도가)책임지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실제로 시는 도에 보낸 공문 등을 통해 여전히 청풍대교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이 교량의 관리주체는 도다. 국토교통부가 연말까지 완료할 청풍~수산 국가지원지방도 설계에도 200억 원 대로 추산되는 청풍대교 철거사업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도가 모든 사업비를 부담한다고 해도 향후 유지 관리에 제천시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제천시가 (사업에)동의하면 안전진단과 설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도의 현재 입장이 그렇다고 해도 나중에 유지 관리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안전하지 않은 교량에 관광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의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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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