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명절 선물·찬조금 명목 건네…선거운동 아냐"
검찰, 혐의 인정 3명 벌금 50만~300만원 구형…4명 부인
지난해 3월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전복과 현금 등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주 지역 현직 수협조합장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 배구민 부장판사는 19일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모 수협조합장 A(50대)씨 등 7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초까지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전복과 현금 등을 명절 선물·찬조금 명목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인과 함께 조합원 주거지 등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는 등 무단 호별 방문을 한 혐의도 있다.
나머지 피고인들은 A씨를 다른 조합원에게 소개시켜주거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인에게 A씨 지지를 호소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날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의 변호인은 일부 조합원과 인사를 나눈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돈 봉투를 건넨 적이 없고,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방문한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지역사회 특성상 찬조금 요청이 오면 거절할 수 없어 현금 50만원을 전달한 것이고, 선거와 무관하다고 항변했다.
일부 조합원들에게 전달한 전복 상자 3개와 현금 10만원은 의례적인 명절 선물이지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A씨 수협 관할 어촌계장 B(70대)씨를 포함해 C씨와 D씨 등 3명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B씨는 어촌계장으로서 A씨를 포함해 지역 인사들에게 찬조금을 요청하는 내용의 단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과정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찬조금 요청 문자를 받은 A씨로부터 현금 50만원을 전달 받고 B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 C씨는 "죄송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B씨와 C씨에게 벌금 300만원, D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해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나머지 피고인에 대한 공판은 오는 6월5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공소사실 낭독 과정 없이 각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물었다.
형사소송법 제285조에 따르면 공판 개시 이후 피고인 신원을 확인한 뒤 검사가 공소사실 요지를 낭독해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 없이 진행된 것이다.
그러다가 공판 말미 일부 피고인에 대한 검찰 구형이 이뤄지고 나서야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공소사실을 들어보고 싶은 분 계시냐'고 물었다. 피고인 모두 필요없다고 대답하면서 생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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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