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안 놓고 여 "미래세대 부담" 야 "노후소득보장" 대립

연금개혁 공론화위 조사결과 '더 내고 더 받는 안' 선호 높아
국힘 "미래세대 비용부담 전가" 민주 "노후소득 불안 반영"
주호영 위원장 "특위 결정만 남아…남은 기간 긴밀히 협의"

여야는 30일 '더 내고 더 받는(소득보장)' 국민연금 개혁안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국민의힘은 미래세대의 비용부담이 높아질 것을 우려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노후 소득 보장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안이라며 21대 국회서 해당 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30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진행한 연금개혁 공론화 결과를 보고 받았다. 공론화위가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연금개혁 토론회를 네 차례 열어 '더 내고 더 받는' 소득보장안과 '더 내고 현행대로 받는' 재정안정안 등 2안을 놓고 여론을 수렴한 결과, 시민대표단의 절반 이상은 소득보장안을 선택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시민대표단의 선택을 받지 못한 '재정안정안'이란 이름의 어감 자체를 문제 삼았다.

윤 의원은 "소득보장과 재정안정 중심(안) 이렇게 돼있는데, 재정안정도 40%가 (소득) 보장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50% (보장)는 소득보장이고 40%는 재정안정이라고만 표현하나"라며 "재정안정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다는 느낌이고, 소득보장은 개인의 입장이 고려된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래세대에 과한 부담이 전가될 것을 우려하며 "지금 태어난 친구들은 40살이 되면 자기 소득의 43%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금고갈 시점에 대해서, 10대 이하 세대와 지금 출생 세대 입장은 어떻게 대변돼야 하느냐 라고 하는 본질적 문제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아직도 표현하지 못하는 미래세대들의 의견까지도 우리가 추정해서라도 반영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단지 모수개혁으로 수치만 가지고 얘기하니까 모순점이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기금 고갈 시점은 사실은 별 논의하지 않은 것 같다"며 "논외로 두고 소득 안정만 바라면 그걸 반대할 당사자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내가 부담일 때 그건 얘기가 달라진다"고도 했다.

반면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공론화 위원회 수기과정 자체가 상당히 밀도 있고 국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한 절차였다고 위원장님이 말씀하셨다"며 "앞으로 사회적 갈등이 있는 여러 가지 사안을 이런 수기 절차를 거칠 때 그 자체를 자신들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뗐다.

그는 연금개혁의 목표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일을 다하고 은퇴했을 때 노후생활이 보장될 수 있을 거냐의 문제"라며 "연금 고갈 재정 문제를 어떻게 풀거냐의 문제는 또 하나의 과제가 되겠지만,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명확해졌다는 게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일부러 (누진적자) 4.5%를 적용해서 누진적자가 엄청 많이 나온 것처럼 (보고서를) 만들어 놨다"며 "공론화위원회 결과에 대해서 정부가 의도적으로 뭔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려고 하는 의도가 저는 보고서에 있다고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청년 세대도 소득보장안을 선호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공론화 결과를 보면 세대와 직업을 불문하고 국민 연금을 더 내고 더 받아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가세했다.

주호영 국민연금개혁특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국민연금과 관련된 여러 현안과 쟁점들은 충분히 논의됐고 이제 남은 건 특위의 결정"이라며 "남은 기간 지금까지 제안되고 논의된 연금개혁안을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간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다음 연금특위회의는 역사적인 연금개혁법안을 처리 하는 현장이 되길 강력히 기대하겠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전체회의 산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공론화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여야 합의가 불발될 상황을 우려하는 질문을 받고 "특위가 불행히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그 자체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분들의 뜻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고 유익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경준 국민의힘 간사는 "공론화위의 결과를 받아 연금특위가 그것을 바탕으로 합의안을 이끌어내는 데 여야와 위원장이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주 민주당 간사는 "공론조사 결과를 받는 자리에서 여야 입장이 달라 아쉽다"며 "있는 것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다음에 국회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조금 더 적극성을 보이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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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