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경마장 발파 공사, 주민들 "집 무너진다 보상하라"

성천리 비대위, 1년 간 진동·소음 피해

경북 영천의 경마공원 건설현장 발파 작업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금호읍 성천리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1년 간 계속된 소음과 진동으로 지진이 난 것처럼 집이 흔들리고 지붕이 내려앉을 것 같아 불안해 못 살겠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건설현장 일대는 암반으로 이뤄진 낮은 산악지역이다. 폭약 발파 시 진동이 산을 넘어 인근 마을까지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현장에서 150m 정도 떨어진 성천리 마을에는 48가구 100여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 60, 70대로 농사 일을 한다.

주민들은 지난해 3월 말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반복된 작업으로 “건물 벽면 곳곳에 금이 가고 벌어진 데다가 기울었는지 문이 닫히지도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집안에서 TV를 볼 수 없을 정도에다 고령의 어르신들이 신경쇠약으로 대부분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스트레스지수가 갈수록 늘어 두통과 불면증으로 집단상담을 받을 정도”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발파 작업은 하루 30분 간 5~6회 진행되고 있다. 당초 오전 10시부터 이뤄졌으나 야간에 직장을 다니는 주민이 잠을 잘 수 없다는 요구에 오후 1시로 조정됐다.

경마공원은 한국마사회와 경북도, 영천시가 총사업비 3057억원을 들여 금호읍 성천·대미리, 청통면 대평리 일대에 조성 중이다.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 9월 경주로와 관람대 등 1단계 공사에 착수해 지난달 기준 26%의 공정률을 나타내고 있다.

주민들은 “8월까지 발파 작업이 계속되는데 금이 간 집에서 어떻게 생활을 하느냐”며 “영천시와 마사회는 물적, 정신적 피해 보상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영천시 관계자는 “소음과 진동이 법적 기준을 넘지는 않으나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마사회 등에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도록 독려하며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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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