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태원특별법 수정·2일 처리 합의…영수회담 첫 결실

특조위 구성·권한 전격 합의…직권 조사·영장청구권 조항 삭제
이양수 "용산과도 숙의후 합의"…박주민 "유가족 동의해 수용"
대통령실 "윤-이 회담 협치·정치 복원 시동의 첫 결실" 환영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수정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즉각 "환영한다.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담의 협치 첫 결실"이라고 평가하며 반겼다.


▲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박주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양수 국민의힘·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특별법 수정안을 2일 상정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법은 지난 1월9일 민주당 등 야당이 주도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다시 돌아왔다.

진통 끝에 여야는 핵심 쟁점인 이태원 참사 발생 원인과 책임 소재 등을 독립적으로 진상규명하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구성과 조사 권한을 놓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민주당이 국민의힘이 독소 조항이라고 주장한 28조와 30조 2개 조항을 삭제하는 데 동의하며 합의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28조는 불송치 또는 수사 중지된 사건에 대해서 특조위가 직권으로 자료 및 물건의 제출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30조는 특조위가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특조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총 9인으로 꾸리기로 했다. 여야가 각 4명을 추천하며, 위원장은 국회의장이 여야 협의를 전제로 추천하기로 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두 가지 조항을 삭제한 것은 민주당의 협치 뜻으로 받아들인다. 민주당에서 통 큰 양보를 해주셨다"며 "(특조위) 구성은 의장이 추천하는 1인 위원장을 합의가 아닌 협의로 우리가 양보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용산 대통령실과도 합의했느냐'는 물음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회동에서 윤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게 물꼬가 돼 여야 간 협상을 다시 한번 시도했다"며 "원내지도부 뜻뿐만 아니라 용산과도 충분히 숙의하고 토의하고 검토를 거쳤다"고 답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무엇보다 유가족분들, 피해자분들이 여야 합의해서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서 합의 처리하는 데 주력했다"며 "진상규명은 여당 합의로 기구가 설치되지 않으면 실제 조사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합의 처리를 위해 수용할 만한 영역을 판단했고 가족들도 동의해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통령실은 즉각 환영했다.

김수경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여야가 이태원 특별법 합의를 이룬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9일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을 통해 여야간 협치와 정치의 복원이 시작됐는데, 이번 합의는 그 구체적 성과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산적한 국정현안에 대해 여야가 신뢰에 기반해 합의를 이루고 협치를 계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여야가 이태원특별법 수정 처리 합의에 이른데는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에서 "무조건 반대하는건 아니다"라고 한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 "법안 내 일부 법리적 문제만 해소되면 수용할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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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