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대 기업형 사기 총책, 4번째 유죄…징역 8년 추가

이미 3차례 기소로 복역 중
"공소권 남용" 항변에도 재판부 실형 선고

'고수익 재테크'를 빌미로 수백억원대 조직적 사기를 주도하다가 실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20대 총책이 4번째 기소 사건에서도 유죄가 인정돼 형량이 늘어났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고상영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29)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사기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구모(29)씨에게도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양씨는 투자 사기 조직의 국내 총책으로 일하며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재테크 상품 투자' 사기에 속은 328명으로부터 188억여 원을 차명 계좌로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구씨도 같은 사기 조직에 가담해 2019년 1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피해자 12명으로부터 5억여 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씨와 다른 공범들이 주축이 된 '재테크 사기' 조직은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면서 "(허위)거래소 사이트에 가입한 뒤 동행복권 스타재테크 상품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끌어모았다.

이후 피해자들이 허위 거래소 사이트에 가입하면 여러 차명 계좌로 입금받은 투자금만 받아 챙겼다.

특히 이들 일당은 동남아 현지에 본사 사무실을 차려 놓고, 각 직급과 그에 따른 역할까지 체계적으로 분류해 '기업형' 사기 행각을 벌였다.

'사장'급 총책이던 양씨는 피해자를 물색해 속이는 팀들의 운영·관리를 도맡았다. 구씨를 비롯한 '해외본사팀 팀원'들은 이른바 '고객센터 사이트'를 관리하고 차명 계좌로 받은 피해금을 분산 이체해 은닉하는 데 가담했다.

투자 사기 행각을 이끈 양씨는 앞서 지난 2022년 다른 공범들과 함께 수사기관에 검거됐다. 이후 범죄단체조직·사기 등 다른 혐의로 3차례에 걸쳐 기소돼 통틀어 징역 12년 9개월의 형이 확정, 복역 중이다.

검찰은 후속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양씨의 여죄를 규명하는 대로, 현재까지 총 4차례 따로 기소했다.

이에 양씨는 "판결이 이미 확정된 사건과 동일한데도 검사가 뒤늦게 다시 기소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신속한 수사와 소추권 행사를 게을리 한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행기간이 길고 횟수도 많으며 공범 수가 적지 않은 점, 피해자가 다수인 점 등을 고려하면 검사가 별도 기소했다고 해도 자의적으로 공소권 행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양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A씨가 불특정 다수 피해자들을 상대로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 다수 공범들이 가담한 범행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고, 피해 금액도 거액이며 피해는 회복되지 않았다. B씨도 고객센터 관리 또는 계좌 이체 업무를 담당하는 등 범행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다. 이 밖에 여러 양형 요소들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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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사회부 / 박광용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