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에 계약 견적 귀띔' 조선업체 직원, 2심도 "해고 정당"

특정 협력사로부터 금품·향응을 받고, 수의 계약에 앞서 견적 비용 등을 귀띔해줬다가 해고 당한 조선업체 직원이 징계가 부당하다며 낸 민사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광주고법 제2민사부(김성주·최창훈·김진환 고법판사)는 모 조선업체 직원 A씨가 사측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선박 건조·수리업 등을 하는 조선업체에서 하도급 협력업체 선정 입찰·계약 담당자로 일했다.

사측은 선박 건조사업 관련 하도급 계약 과정서 A씨가 특정 협력사로부터 금품·향응을 받거나 입찰가 산정 직전 해당 견적 예산을 귀띔해주는 등 여러 비위 정황을 확인했다.

사측은 징계위원회 재심까지 거쳐 지난 2019년 10월 A씨에게 해고 징계를 내렸다. 이후 A씨는 지방·중앙노동위원회에 징계 구제 신청을 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A씨는 "위반 사항만 추상적으로 기재한 징계내용서를 통해 해고 통지했다. 징계 절차에 적절히 대응할 기회를 박탈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 설령 징계 사유가 있다고 해도,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어 무효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선 1심에서는 A씨가 5차례 사내 조사를 통해 자신의 비위 사실을 알고 있었고 충분한 소명 절차가 있었으며, 징계 재심에서 일부 징계 사유를 인정한 점 등을 들어 절차에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사측의 취업규칙과 윤리규범에 비춰 A씨에 대한 징계 사유가 모두 인정되며, 사측의 손실과 A씨와의 신뢰관계 훼손 정도를 고려하면 해고 징계는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해고는 정당하다고 봤다. A씨는 "사내에서 이미 수의계약 논의가 있었으므로 견적가를 알려준 행위는 공정한 입찰을 해친 것이 아니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따로 입찰 절차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담당자 A씨가 특정업체 직원에게 사업 예산액 규모를 에둘러 언급한 것 자체가 부적절한 점 ▲자신의 아파트를 직원 숙소로 쓰겠다는 업체에게 임대료(540만 원)를 선불로 받고 부당한 편의 제공 ▲사내 조사 과정에서 스스로 예산 관련 대화의 부적절함을 인정한 점 등을 들어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다툰 징계 사유 역시 사내 취업규칙·윤리규범 위반 행위로 인정된다. 설령 일부 징계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A씨에 대한 해고 징계는 충분히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A씨는 별도의 형사 재판에서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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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