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 농협의 의뢰를 받은 토지를 부풀려 감정하고 뒷돈을 받은 감정평가사들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김도형)는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수재, 배임증재 등 혐의로 기소 된 전북 감정평가사 A(46)씨와 B(57)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2개월과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 5000만원, B씨 2900만원 등 추징금은 유지했다.
또 대출을 위해 뻥튀기 감정평가를 대가로 사례금을 지불한 C(49)씨의 징역 10개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으며, 농협 직원 D(49)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전북 완주군 구이면의 토지와 정읍시 시기동의 토지를 감정평가하면서 부정청탁을 받고 부풀려 감정한 뒤 뒷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감정평가사인 A씨와 B씨는 "대출이 잘 나올 수 있도록 평가를 잘 부탁한다"는 청탁을 들은 뒤 부풀려 감정했다.
A씨는 이런 감정평가의 대가로 5000만원을 부정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도 같은 방법으로 각각 1400만원과 1500만원을 대가로 받아 챙겼다.
A씨는 농협 감사와 수사기관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차명으로 사례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 직원인 D씨는 이를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조직적으로 이뤄진 담보평가로 인해 농협에서 빠져나간 대출금은 수십억원에 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감정평가사로서 공공성을 지닌 가치평가 전문직으로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함에도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함으로써 그 책무를 저버렸다"면서 "피고인의 잘못된 감정평가로 인해 감정평가 업무의 공정성 또는 공정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가 현저히 훼손되었고 이를 토대로 금융기관에서 실행된 다액의 대출이 회수되지 않고 부실화되어 결국 그 손해는 일반 국민에게 돌아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기관 직원으로서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여야 함에도 피고인 D씨는 사적인 친분관계 등을 이유로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점, 금융기관 직원들의 협조 내지 용인이 없었다면 이 사건 범행이 실현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금융기관은 자금을 공정하고 적정하며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함에도 이 사건 범행과 같은 허위 감정을 통한 초과 대출, 이로 인한 대출채권의 부실화 등은 금융기관의 사회 일반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자금의 고갈로 정작 대출 필요한 사람들에는 대출이 불가능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범행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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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본부장 / 장우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