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대전교구 "환경단체 요구 정당" 보 인근서 미사 집전
박수현 당선인 "긴 싸움 될 것… 철거 반대, 국민 많지 않다"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물 정책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이 환경단체를 넘어 종교계와 정치권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지난 4월 30일부터 세종보 상류 300m 지점에서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물 정책 정상화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에 9일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회는 시민행동 요구가 정당하고 물 정책 정상화에 동의, 천막농성 현장에서 김대건 대전가톨릭대학교 사무처장 신부가 미사를 집전했다. 이 자리에는 천주교 신자인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 공주 부여 청양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도 함께했다.
이날 김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혼자 할 때 아무리 옳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해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기가 쉽지 않다”며 “한 사람 100걸음보다 100사람의 한 걸음이 값있고 의미가 있으며 그렇게 서로서로 함께 어울릴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이 천막을 지키며 농성하는 활동가들은 우리가 할 될 몫을 대신하고, 비록 현장에서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많은 사람이 같은 생각과 지지하고 있다”며 “응원의 힘이 나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을 때 활동을 지치지 않고 계속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부활 시기를 보내는 요즘, 어쩌면 신앙도 없는 이분들의 활동이 어떤 신앙인 보다 더 종교적인 가치를 드러내고 이 땅의 예수님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오늘 첫걸음을 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송한 마음이 함께 든다”고 설명했다.
“어떤 정책이나 제도 변화도 입소문을 타서 확장될 때 가능하며 위에서 아무리 제도적으로 뭘 하려 해도 일반 사람들에게 지지를 얻지 못하면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며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현장을 함께하지 못하지만 일상에서 점점 많은 이들에게 넓혀갈 때 이런 마음이 모여 더 큰 변화를 이끈다”고 강조했다.
미사 직후 박수현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과 수석으로 있으면서 보 처리 방안을 신속히 만들려고 했지만, 시간이 걸렸고 정권이 교체되면서 오늘 같은 참담한 상황을 맞아 죄송하다”며 “정말 긴 싸움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며 금강 하구 뚝 문제에 대해 그것을 철거하는 데 반대하는 국민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많은 투쟁가와 이 자리에 같은 뜻을 가지고 함께하는 우리도 힘들겠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애를 써서 강이라는 곳에 물이 가득 차서 모래사장이 보이면 강 답지 않다는 논리를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겠다”며 “사회적 합의로 가는 끊임없는 노력을 할 것이며 저에게 22대 국회의원을 수락하신 하느님의 뜻은 그런 일에 앞장서서 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도 환경부를 상대로 세종보 가동 중단과 철거를 요구했다. 그는 “환경오염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합리적인 운영 방안이라도 최소한 도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혹여 대통령이나 세종시장 공약 때문에 졸속 강행한다면 환경부와 현 정부가 세종시민과 국민을 상대로 직무 유기를 넘어 기만적 행태를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종보는 지난 2012년 6월 준공, 2018년 1월 이후 가동을 멈췄다. 이후 지난해 11월 환경부는 수문, 유압실린더 수리 등 장비를 교체하고 5월 말 세종보 재가동을 예고, 환경단체 등과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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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안철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