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대면조사, 8시간 넘게 진행 중

채 상병 순직 관련 피의자 신분 첫 소환 조사
오후 9시 넘을 듯

경찰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조사를 8시간 넘게 진행하고 있다.

13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 전 사단장이 이날 오전 9시부터 경산시 경북경찰청 제1기동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채 상병 순직 사건 발생 299일 만에 임 전 사단장을 상대로 이뤄진 첫 대면조사다.



이번 수사는 김경호 변호사의 고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과 함께 같은 혐의로 입건된 이 모 중령의 변호인이자 항명 혐의로 재판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변호인이기도 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실종자 수색작업이 진행되던 당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무리한 수색을 지시해 채 상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일단 그 무엇보다도 작전 임무 수행 중에 안타깝게 순직한 채 해병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번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한 부대의 당시 지휘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그간 검증되지 않은 각종 허위 사실과 주장이 난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일부 유튜브, SNS, 언론에서 하지도 않은 수중 수색 지시를 제가 했다고 10개월째 주장하고 있다"며 "이번 수사에 임하면서 이러한 것들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그는 작전 통제권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점에 대한 의견, 지시 관련 녹취록 인정 여부 등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 임 전 사단장이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지만 지휘부에 대한 첫 수사인 만큼 조사는 오후 9시 이후까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에 따라 다음날 새벽까지 진행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오전 11시40분께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은 후 조사에 계속해서 임하고 있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19일 오전 9시3분께 경북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 인근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후 14시간 만에 약 7㎞ 떨어진 고평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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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