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과 단일화로 추-우원식 구도…"줄세우기나 강압 없었다"
"당심, 민심과 같아…개혁 바란 민심 받드는 것이 '잘하는 정치'"
"검찰 개혁, 2022년 민주당 검찰청법 개정안대로 통과시켜야"
"대통령 권한 견제 수단 없어…국회 예산 편성 권한 등 신설"
"당심이 명심, 명심이 민심이고 이들은 일치한다. '줄 세우기'와 강요가 있었다거나 권위적인 정치가 작동한 게 아니라 물 흐르듯 (의원 간 단일화 등 흐름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추미애(경기 하남갑)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지난 12일 조정식 의원과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다. 그러자 '찐명계(진짜 이재명계)'인 6선 조정식, 5선 정성호 의원이 의장 후보에서 사퇴, 우원식 의원과 겨루게 됐다.
이번 단일화는 4·10 총선을 통해 6선의 고지에 오른 추 당선인과 조 의원이 연장자에게 기회를 먼저 부여하는 관례를 따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후보 등록 후 주말 사이 갑작스럽게 단일화가 이뤄지자, '명심(明心)'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추 당선인은 14일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국회의장 선출과 관련한 국회법 규정에 '다선 중 연장자'를 우선시한다고 명시돼 있고 그런 차원에서 조 의원의 공감을 얻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심이 민심과 같고, 개혁을 바라며 민심을 되찾아 달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 있다면 그걸 받드는 것이 잘하는 정치"라고 강조했다.
추 당선인이 강조하는 '3심(당심·명심·민심) 일치'는 그가 그리는 22대 국회 청사진인 '개혁 국회'와 연결된다. '개혁 국회'는 행정부와 입법부가 힘의 균형을 이루는 강한 국회에 방점이 찍혀 있다.
대통령의 거부권 제한 등 행정부 견제 기능을 강화시켜 '개혁 국회'가 탄생한다면 이재명 대표 지지자를 비롯한 당원들이 바라는 '강한 국회'가 현실화하고, 결국 민생 입법 관철로 일반 국민도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게 추 당선인의 구상이다.
추 당선인은 국회의장으로서 이뤄내고 싶은 한 가지를 꼽아달라고 하자 "우리는 대통령제 국가이면서도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했을 때 국회가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다"며 "국회 예산 편성 권한 신설 등을 통해 행정부와 입법부 균형을 이루겠다"고 답했다.
개혁 국회가 국회의장에게 요구되온 중립 의무와 간극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제가 생각하는 중립 의무란 (검찰) 독재에 맞서는 중립 의무고 저는 국민을 지키는 사명에 충실한 의장이 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국회의장이 정권과 여당에 종속돼 당파적 행위를 수행했던 권위주의 체제 당시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라며 "현재 무도한 검찰정권에 맞서 국민을 지키는 시대 사명을 지닌 야당이 배출한 국회의장인 만큼 그 의장은 집권당에 맞서 국민을 지키는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주장하는 '검찰 개혁'도 추 당선인이 말하는 '개혁 국회'의 중요한 요소다. 추 당선인은 "수사, 기소권을 분리하고 검찰은 기소청으로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며 "2022년 민주당의 검찰청법 개정안대로만 통과시키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당선인은 여야가 강하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 구성 협상에서 국회의장이 중재자로 나서야 할 경우에 대해서는 "압도적 다수 의석을 밀어준 국민의 뜻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요구한데 대해서도 "국회 입법권이 법사위 등을 통해 좌초되고 무력화되면 민심을 반영할 수 없다"며 "민심에 따라 압도적 제1당인 민주당이 책무를 다하기 위해 당연히 권한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당선인은 민주당의 원 구성 방침을 두고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라는 국민의힘의 비판에 대해선 "좌고우면한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통령과 여당의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아직 개원도 하지 않은 22대 국회를 두고 의회 폭주, 입법 폭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21대 국회처럼 움츠리게 하려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여당 소속 의원들과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국민 앞에 의원 개개인이 소속 정당을 떠나 소중한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헌법적 양심에 호소하면 협의되는 내용도 있을 것"이라 말했다.
추 당선인이 상반기 국회의장이 되면 4년 만에 '추·윤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추 당선인은 입법부 수장과 행정부 수반 간 대립 구도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갈등이라는 표현 자체가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2022년 추-윤 갈등)당시 법무부 장관으로서 윤석열 검찰총장 본인과 가족이 관련된 비리 의혹을 끝까지 밝혀 징계한 것일 뿐, 잘못한 걸 밝힌 것이 갈등으로 포장돼서는 안되지 않겠나"라며 "지금 윤 대통령의 실체를 본 국민들께서도 제가 '옳았다'고 말씀하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