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쌀 의무매입제를 골자로 하는 양곡관리법(양곡법) 개정안과 주요 농산물 가격을 보장해주는 농산물 가격 안정법(농안법) 개정안을 단독 직회부한 가운데 농안법 통과 시 5대 채소만 평년 가격 기준으로 보장할 경우 연간 1조2000억원 가량의 재정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6일 한 유튜브 프로그램에 출연해 "농안법이 통과되면 재정추계를 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도 "농업경제학회가 5대 채소만 기준으로 재정추계를 했는데 생산비 기준으로만 보장해도 재정소요가 780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송미령 장관은 "이렇게 심각한 상황으로 양곡법이 통과되면 2030년 1조4700억원의 정부 재정이 들어간다"며 "(남는 쌀을) 정부가 사서 보관해야되는 것 아니냐. 혹시라도 이 법(양곡법·농안법)이 통과되면 창고 사서 정부 (비축물량을 받으면) 안정적인 소득을 얻지 않으실까 한다"고 꼬집었다.

송 장관은 "(양곡법·농안법의 취지에 맞는) 정부안이 있다"며 재해보험과 수입안정보험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다른나라보다 강력한 프로그램을 하려고 하고 일부는 하고 있다"며 "농업직불금은 유럽식이고, 현재 3조1000억원 규모를 2027년 5조원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식 리스크 관리인 재해보험과 수입안정보험이 있는데 우리가 보장하려는 것이 수입안정보험"이라며 "현재 시범사업중이고 내년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는 현재 양곡법과 농안법이 통과되면 영농편의성이 높은 작물로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반대입장이 확고하다. 이에 야당은 타작물 직불금 운영 등으로 쌀을 제외한 타작물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면 자연스럽게 쏠림현상이 해소될 수 있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송 장관은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며 "한 법에 모순된 주장을 넣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곡법과 농안법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정부와 야당의 입장 차가 큰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또 다시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할지 주목된다.

송 장관은 "두 법이 제정되면 쏠림현상은 물론이고 농업발전에 필요한 청년농 등 재정투자가 어려워지며 굉장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