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단순 사회자 아냐…중립도 몰가치 아니다"
'개혁·민생' 강조하며 책임의장론 설파 "설득·조정할 것"
을지로위 이끈 '민생통'…특검보다 민생법안 처리 주력 전망도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분류되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경 성향의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되면서 이달 말 시작되는 22대 국회 운영에 관심이 쏠린다.
예상을 깨고 우 의원이 의장을 맡게 되면서 여야 협치 가능성은 조금 더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우 의원도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라며 당파적 운영을 시사해 민주당이 추진하는 각종 특검법과 검찰개혁을 밀어붙여 여야 대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 의원은 전날 경선 승리 후 의장 후보 수락 인사에서 "앞의 국회와는 완전히 다른 국회가 될 것"이라며 "여야 간 협의를 중시하지만 민심에 어긋나는 퇴보나 지체가 생긴다면 여야가 동의해서 만든 국회법에 따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 중립은 국민 삶을 편안히 만들고 권리를 향상 시킬 때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며 "국회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또 "171명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손잡고 국회에서 국민이 원하는 뜻을 가지고 여당 의원들과도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며 "국민 삶에 발붙이고 국민과 고통을 나누고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보장해 나가는 길로 나아가겠다"고 언급했다.
우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줄곧 책임의장론을 내세웠다. 뉴시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국회의장이 가진 중재자의 역할과 견제자로서의 역할은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는 방향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며 "개혁과 민생에 보탬이 되는 일에 누구보다 단호하게 맞서고 끊임없이 설득하고 조정하는 역할이 개혁과 민생의 책임의장이 갖춰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서 미처리된 특검법을 비롯해 노란봉투법, 간호사법, 양곡관리법 등 민생법안을 22대 국회에서 최우선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검찰개혁 완수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우 의원은 "그동안 민주주의를 파괴해온 검찰권력의 정치탄압에 맞서는 것도 주요한 사명"이라며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분리를 위한 로드맵을 국회의장 임기 내에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검찰 수사권의 완전 분리,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수사기관 간 유기적 협조·국민인권보호·수사기관의 권력남용 사전 차단을 위한 수사절차법 제정, 국민검찰위원회 제도 신설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입법부 수장으로서 중재 노력을 기울인 후 쟁점 법안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란 대화하는 기류가 중요하다"며 "여야 간의 협상과 협의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첫 해 여당 원내대표, 현 정부 첫 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았다. 당내 현안뿐 아니라 여야 간 견해차가 큰 쟁점 법안과 예산안 등의 협상에서 설득과 중재에 나선 경험이 풍부하다. 본인의 강점으로 정치적 협상력을 꼽을 정도다. 당내서는 '싸움의 기술을 갖춘 협상의 달인'으로 불린다.
일각에선 우 의원이 당내 을지로위원회(을 지키기 민생실천위원회의)를 이끈 '민생통'인 만큼 특검법 등 쟁점법안보다 민생법안 처리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우 의원도 이번 선거의 민심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민생 개혁을 실현하라고 기회를 준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며 "민심을 받들어 효능감 있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개혁과 민생 과제 모두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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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