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도 접경 충북 단양 사투리 경연대회서 90세 어머니와 이장 아들팀이 대상을 차지했다.
26일 단양군에 따르면 제40회 소백산철쭉제 메인무대에서 전날 열린 단양사투리 경연대회에서 송병선 할머니와 이만우 적성면 하원곡리 이장 모자가 1위에 올라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송 할머니는 6.25 한국전쟁 피난살이와 혹독했던 시집살이를 구수한 단양 사투리로 풀어내 큰 박수를 받았다. 특유의 호쾌한 웃음을 섞어 전한 그 시절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다.
"빨리 피난을 가라고 그래요… 그래서 신작로는 못 가고 산비탈로 오솔길로 피난 갔다가 열흘 있다 와보니 인민군이 집에 불을 질러 움막을 짓고 살았지요."
하루에 열 동이씩 물을 퍼 나르며 대가족 밥을 하던 시집살이를 회고하는 대목에서는 송 할머니와 관객 모두 눈가에 이슬이 맺히기도 했다.
김문근 단양군수는 "대중 앞에 한 번도 서보지 않은 순수한 군민들이 몇 달 동안 맹연습하며 대회를 준비했다"며 "우리 지역 사투리를 소중하게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양 사투리는 충청, 경상, 강원의 다양한 사투리가 섞여 독특한 형태다. 특유의 거센 억양과 낯선 단어 때문에 북한말에 가깝기도 하다. 이번 대회는 입담꾼 20개 팀이 경합한 예심을 거쳐 11개 팀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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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