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사주한 '이팀장' 검찰송치
임군과 김양 등도 같이 검찰 넘겨져
공범과 여죄 및 범죄수익 등 추가수사
자신이 운영하는 불법사이트를 광고하기 위해 경복궁 영추문 등에 낙서를 사주한 일명 '이팀장' 강모(30)씨가 31일 검찰에 넘겨졌다. 강씨는 사기 등 전과 8범으로 지난해 3월에 출소한 후 같은 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자하문로 별관 사이버수사과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화재보호법상 손상·은닉죄, 저작권법상 저작재산권 침해, 아청법상 영리목적 성착취물 배포 등 8개 혐의를 받는 강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 28일 조사 중 도주했다가 다시 붙잡혀 도주 혐의도 추가됐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명백한 증거를 받았다. 부인해도 유죄가 나올 것이 뻔히 예상된다. 최소 12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주 당시 수갑은 전부 채워져 있었으나, 강씨가 왼쪽 수갑을 강하게 빼며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는 도주 2시간 만에 다시 검거됐다. 강씨는 재검거 후 이뤄진 도주 후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강씨가 불법사이트 홍보로 배너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했다.
강씨는 지난해 10월께부터 불법 영상공유 사이트 도메인 5개와 불법 음란물 공유 사이트 도메인 3개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영화 등 저작물 2368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3개, 불법촬영물 9개, 음란물 930개를 배포해 유통했다.
경찰은 현재 수사를 통해 해당 사이트의 접속을 모두 차단하고 폐쇄조치를 진행한 상태다.
강씨는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만을 이용해 불법 사이트를 구축·운영하면서 텔레그램에서 결제 대행업을 하는 공범등의 대포통장을 이용해 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서버 임대 비용 등을 지출하거나 수익금을 가상자산으로 바꿔 관리했다.
지난해 12월21일에는 불법사이트 운영을 도운 남성 조모(19)씨에게 수사기관에 조작된 증거를 제출하게 했으며, 올해 2월에는 공범에게 지시해 텔레그램 공개대화방 등에 '본인이 사이트 운영 관련 긴급체포가 됐다'는 허위소문을 유포해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한 사실도 확인됐다.
검거 전인 지난 4월 해외도피를 준비했던 정황도 파악됐다. 여권을 발급받은 후, 일본·태국 등의 비행기 편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연고가 없는 전라남도 여수에 도피해 생활을 이어오다 수사팀에 의해 검거됐다.
한편 강씨의 지시로 경복궁 담장 등에 낙서를 실행한 임모(17)군과 김모(17)양도 이날 검찰에 송치됐다. 불법사이트 운영을 돕고 범행비용을 송금한 조씨도 지난해 12월 검거돼 같은날 검찰에 넘겨졌다.
이외에도 경찰은 불법사이트를 함께 운영하거나 도움을 준 공범 3명을 추가 검거해 수사하고 있다. 강씨에게 지시를 받았으나 낙서를 실행에 옮기지 않은 미성년자 A(15)씨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강씨는 지난해 12월14일 A씨를 교사해 숭례문과 경복궁 담장, 광화문 세종대왕상 등에도 낙서 훼손을 사주했다. 다만 A씨가 겁을 먹고 중도 포기로 범행에 실패했다. 경찰은 사실을 적발해, 문화재보호법 예비음모 혐의로 입건했다.
서울경찰청은 강씨등에 대한 공범과 여죄 및 범죄수익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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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