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델타동 안돼"…전국 첫 '외래어 이름 동네' 불발

행안부,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동' 불승인
강서구, 재추진 등 대안 고민

부산 강서구가 전국 처음으로 외래어 동명인 '에코델타동'으로 하려 했으나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3일 부산시와 강서구청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최근 강서구가 제출한 '에코델타동 법정동 설치 승인 요구안'에 대해 불승인했다.



행안부는 외국어 법정동 명칭이 '국어기본법'과 강서구의 '국어진흥조례' 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승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외국어 이름이 붙은 법정동이 처음으로 생기는 것에 행안부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강서구는 지난해 3월부터 에코델타시티 내 3개의 법정동(대저2동·강동동·명지동 일원)의 일부에 새로이 법정동을 설치해 행정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에코델타동을 만들고자 했다.

구는 지역 주민과 입주자, 입주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법정동 명칭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에코델타동'(47%)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뒤를 이어 가람동(16%), 삼성동(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에코델타'는 환경과 생태를 뜻하는 '에코'(Eco)에 낙동강 삼각주를 뜻하는 '델타'(Delta)가 합쳐진 것이다.

이에 지난 3월 한글문화단체모임과 부산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에코델타동 이름 반대 국민운동본부'는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 반대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든 공용문서 표기는 쉬운 우리말로 사용해야 한다는 국어기본법을 어기고, 공공 언어는 민원인이 알기 쉬운 우리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부산시 조례도 위반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강서구 관계자는 "주민 다수가 원했던 법정동 이름이 불승인돼 난감한 입장"이라면서 "행안부 불승인 조처에 대해 '에코델타동 재추진' 등을 포함해 대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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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