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세입자들의 임대차 보증금액을 축소 고지해 계약을 체결하거나 악화된 변제자력을 숨기고 계약갱신해 보증금 약 88억원을 편취한 전세사기 사범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김성원)는 12일 사기 혐의로 임대업자 A(67)씨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 다수 다가구주택(합계 104실 규모)을 임대하며 임차인 104명으로부터 88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존에 부담하고 있던 임대차 보증 금액을 축소 고지하거나 임대차 보증금 반환이 가능할 것처럼 속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돌려줄 보증금 합계액이 다액일 경우 신규 임차인이 계약을 거절할 수밖에 없으므로 보증금을 돌려받는데 문제가 없는 것처럼 기존 임대차 보증금 합계액을 축소 고지하는 방법으로 임차인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로 피고인이 기존 임차인들과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계속된 채무 누적 등으로 최초 계약 체결시에 비해 임대차보증금 반환 자력이 악화됐음에도 이를 숨긴 사실이 확인됐다.
A씨에게 보증금 84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30대 여성은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희생자가 살았던 대구 남구의 한 다가구주택을 방문해 추모하기도 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서민들의 주거권을 침해하는 중대범죄인 전세 사기 범행에 엄정히 대응하고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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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