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릴수록 적자" 나주교통 광주 광역노선 운행 중단 '으름장'

나주교통 "지난해 광주 광역노선 적자 80억원" 주장
"나주시 지원안 제시 안 하면 7월 노선 폐지할 것"
나주시, 7월 중 용역 결과 나오면 나주교통과 협의

나주와 광주를 오가는 나주교통 광역노선 버스 운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운송사업자가 자체 회계 감사 결과 지난해 나주 구간을 제외한 광주노선 적자만 8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나주교통은 나주시에 최근 공문 발송을 통해 6월 중으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7월부터 광역 노선을 폐지하겠다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내왔다.



17일 나주시에 따르면 현재 나주를 거쳐 광주 광역 노선을 오가는 나주교통버스는 997번, 998번, 999번, 160번, 161번이다. 하루 운행 대수는 46대에 운행 횟수는 302회다.

노선별로 997번과 998번은 '영산포~광주'를 하루 40회, 999번은 '영산포~광주'를 하루 54차례 운행하고 있다.

가장 운행 횟수가 많은 노선은 160번으로 '나주 영산포 석기내~광주(문흥동)'를 108회 오간다.

두 번째로 운행 횟수가 많은 노선은 161번이다. '영산포 석기내~광주공항'을 60회 운행한다.

이들 버스가 멈추는 광주 구간 정류장은 '송암동-인성고-송하삼익-광주대-동성고-대성여고-백운광장-남광주농협-양림휴먼시아-전남대병원-서남동-살레시오여고-산수오거리-동강대후문-전남대'까지 총 15곳에 불과하다.

대부분 학교, 대학병원, 공항, 거점 환승 정류장 인근으로 나주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필수 시설이 위치한 곳으로 국한돼 있다.

나주교통 입장에선 광주노선 정류장 확대 정차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나주시는 지난 2019년 국토교통부에 999번 노선의 경우 광주지역 승하차 정류소를 15곳에서 39곳으로 늘려 달라는 변경안을 제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자율적인 조정을 권고한 채 심의를 보류했었다. 이로 인한 '황금 노선'을 놓고 이어지는 광주-나주 버스운송 사업자 간 갈등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나주교통의 광주 광역노선 적자 구조 개선을 위한 승하차 정류장 확대는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 사실상 영원한 숙제로 남아 있다.

승객수 감소라는 동변상련의 문제로 매년 적자 폭이 늘고 있는 광주시 버스운수협회 입장에선 나주교통의 광주 정류장 정차 확대는 '눈 뜨고 밥그릇을 뺏기는 격'이기 때문이다.

현재 나주교통이 운행하는 광주 광역 노선을 유지하는 유일한 해결책은 나주시의 보조금 지원 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나주교통의 광주 광역노선 버스 운행 지속 여부는 나주시가 지난 1월 발주한 '나주시 시내버스 운영 효율화 방안' 용역 결과에 달려 있다.

당초 이 용역은 6월 중으로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7월로 연기된 가운데 6월 말께 중간 용역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다.

보고회에선 광역노선 버스 운행 합리화를 위한 큰 줄기의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주시 관계자는 "해당 용역은 나주 시내버스 대중교통 체계 전반에 대한 합리화 방안 수립을 위해 발주했고, 7월 용역 결과가 나오면 나주교통과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용역을 나주교통의 광주노선 적자 구조 개선만을 목적으로 발주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나주교통 측에서 마치 나주시가 광역노선 적자 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보조금 지원 규모를 산출하기 위해 해당 용역을 발주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한편 나주시는 나주교통에 비수익 노선 지원 보조금 등으로 2022년 199억원, 2023년 202억원에 이어 2024년은 5월 말까지 83억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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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 김금준 대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