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임 도전' 초읽기…일극체제 비판에 명분 고심

사실상 사퇴 수순이지만…"결정 안돼" 시점 저울질
당 안팎 '일극체제' 우려 의식해 명분쌓기 들어간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임 도전을 위한 사퇴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연임에 도전하기로 사실상 결심을 굳혔지만, 사퇴 선언으로 따라올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해 명분쌓기용으로 결단을 미루는 모양새다.



이번 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출범이 예정돼 있는 만큼 사퇴 선언이 이번 주를 넘기진 않을 전망이지만, 막판까지 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3일 이 대표는 이날까지 연임 도전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게 대표 측 공식 입장이다.

당내선 이 대표 사퇴와 연임 도전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지만, 정작 이 대표는 결단을 좀처럼 못 내리는 모습이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 측은 지난 13일, 17일, 20일 등 여러 날짜를 놓고 적절한 사퇴 시기를 고민해왔다고 한다. 21일 최고위원회의를 끝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정을 전면 백지화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황정아 대변인이 21일 이 대표의 사퇴는 확정이나 사퇴 시점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가, 약 6시간 뒤 "당대표의 사퇴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정정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 대표가 결단을 미루는 데는 여러가지 해석이 제기되지만, 사실상 명분쌓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중론이다.

그간 이 대표의 연임 행보를 놓고 당 안팎에선 '이재명 일극체제', '사법리스크 방탄'이란 비판이 거셌다. 대표직 사퇴시 이 같은 비판에 다시 직면할 수밖에 없는 만큼, '데드라인'이 임박할 때까지 이 대표가 고심하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채해병 특검 시급성과 전준위 출범 지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권 도전 등 당 안팎에서 제기된 여러가지 추측 요인은 부차적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연임 도전에 대한 명분이고, 이 명분을 쌓기 위한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까운 사례로 지난 총선 전 찬반 양론이 팽팽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결정했던 때가 거론된다. 앞에 놓인 어떤 선택지를 택하더라도 반대 진영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는 만큼 이 대표는 당시 최종 발표 직전까지 고심을 거듭한 바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될 것이란 시각이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는 중요한 사안을 놓고선 마지막까지 고민해온 전례가 있지 않냐"라며 "이번에도 마지막까지 결정하지 않고 고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사퇴 시점이 이번 주를 넘기진 않을 전망이다.

이 대표 사퇴 후 전준위가 출범하는 수순이 예상되는데, 민주당은 이번 주 중 전준위를 띄우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사퇴 선언을 굳이 급하게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이번 주 안에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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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