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공방…야 "투쟁권 보호" VS 여 "부작용 우려"

전날 환노위 공청회 이어 오늘 입법청문회서 공방
야 "노동자 죽음 몰고 가는 과도한 손배 개선돼야"
여 "노조 불법파업 상응하는 책임 물을 수 없게 해"
이정식 "절차상 단독 추진…정합성, 현실 적합성 부족"

여야가 22대 국회 재발의된 '노란봉투법'을 두고 27일 공방을 이어갔다. 법안을 재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자의 투쟁권을 보호하기 위해 사측이 과도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사측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불법적 파업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오후 노란봉투법 입법청문회를 열고 민주당에서 발의한 노란봉투법안의 필요성, 적합성 등을 논의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 강화도 규정했다. 정식 명칭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으로, 지는 21대 국회 때 본회의에서 통과됐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뒤 재표결 문턱을 넘지 못해 폐기됐다.

22대 국회 환노위는 지난 20일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전체회의에서 노란봉투법 개정안을 안건에 상정했고, 전날 공청회를 진행한 뒤 이날 입법청문회를 열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민주당측은 노란봉투법에 대한 이 장관의 입장을 따져 물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이 과거 "법이 통과되면 피해자(사측)보다는 가해자(노동자측)를 보호하는 불합리한 일이 발생한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노동부 장관이 사용자측 입장을 대변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해철 의원은 이 장관이 과거 기자 간담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노란봉투법에 대해 "불법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했던 발언을 문제삼았다.

이어 박 의원은 "하청 노동자들은 교섭권조차 이뤄지지 못하는 걸 다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정말 불법을 저지르고 싶어서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만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 장관은 "그런 방법을 강구함에 있어서 부작용이 없어야 한다"며 "정책을 폈을 때 그 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이 가정적인 효과보다 크면 안 된다"고 답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2년 전 하나오션이 노동자 5명에게 47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를 언급한 뒤 "당시 실제 시급이 1만350원이고 한 푼도 안 쓰고 갚아도 1900년이 걸리는 액수"라며 "다시는 농성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기업의 보복이고 소송권 남용으로 보인다.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과도한 손해배상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라고 질의했다.

이 장관은 "보복 남용 이런 부분들은 법적으로 가려질 것"이라면서도 "불행한 일들이 반복돼선 안 된다. 노조 탄압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고용부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의 부작용을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사측은 개정안이 경영권의 과도한 침범 및 사유재산권 침해, 그리고 산업현장의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이유로 결사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조지연 의원은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했음에도 22대 국회에서 속전속결로 이 법안이 다뤄지는 것이 정말 노동약자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반윤석열 전선, 대정부 투쟁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노동약자가 아닌 정쟁화의 수단으로 법안이 활용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 의원은 '노조 근로자의 이익방해를 위해 부득이하게 손해를 가할 경우 배상책임을 면제한다'는 조항에 대해 '이익방해를 위해 부득이한 경우'를 어떻게 한정할 수 있는지 지적하며 "기업이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만든다는 점에 있어서 문제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그런 게 다 모호하고 추상적"이라며 "법의 내용은 가능한 명확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이 장관은 노란봉투법이 법률 체계 내 정합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현실 적합성도 부족하다며 법안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법안이 야당 단독으로 추진됐다며 절차상의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300만명이 가입된 대부분의 우리나라 노조는 테두리 안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과 연대를 한다"며 "노사관계가 안정 내지는 발전해 나간다고 볼 수 있는데 (노란봉투법이) 이 부분을 엄청나게 혼란스럽게 갈등을 부추기고 실력 행사를 통한 이중구조 결과가 궁극적으로 일자리 문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고 이것은 국민 모두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청문회를 마치며 고용부를 향해 "오늘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개정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법률안 심사과정에서 제시해주길 바란다"며 "국회도 노조법에 대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입법적 대안 마련하는데 그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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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