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국민의힘 정신 나갔나" 발언에 강성지지층 칭찬 일색
정봉주 "윤 탄핵하기 위해 최고위원 출마…정권 반드시 끝장"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병주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한미일 동맹' 논평을 낸 국민의힘을 향해 "정신 나갔다"고 맹비난했다. 당 안팎에선 "이재명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하던 중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신 나간'이라는 표현에 거세게 반발했고, 김 의원이 사과를 거부하면서 본회의는 약 2시간20분 만에 중단됐는데 끝내 재개되지 않았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이 전 대표 팬카페와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는 "주블리(김 의원 애칭) 최고였다", "최고위 급행열차 탔다" 등 칭찬과 격려의 글이 쏟아졌다.
김 의원은 대정부질문이 산회한 후 열린 규탄대회에서도 '한일 동맹'이란 표현은 제정신으로 쓸 수 없는 표현이라며 사과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독도 영유권을 아직도 주장하면서 영토적 야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과 어떻게 동맹을 맺을 수가 있느냐"며 "국민의힘의 사과 요구는 적반하장"이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해당 발언을 빌미 삼아 본회의를 파행시킨 국민의힘이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10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 의원은 4성 장군 출신이다. 당내 안보 전문가로 그간 윤 정부의 외교·안보 기조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는 했지만 그의 발언이 거칠어졌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이를 두고 최고위원 선거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 속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이 10명을 넘었다. 모두 친명 일색이어서 선명성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권리당원의 투표 비중을 대폭 늘린 전당대회 선출 방식을 의결했다.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에서 권리당원 투표가 반영되는 비율은 2022년 전당대회 때 40%였는데 이번에 56%로 늘렸다. 예비 경선 때도 권리당원 투표를 당 대표는 25%, 최고위원은 50%를 각각 반영키로 했다. 권리당원의 상당수는 이 전 대표 열렬 지지층이어서 이들의 입김이 경선 결과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봉주 전 의원은 전날 최고위원 출마의 변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끝장내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민주당과 이 전 대표를 지키려면 닥치고 공격, '닥공'이 중요하다. 대표와 친분보다는 닥치고 공격 결기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그래도 최고위원 후보 모두 친명인데 선거 구조가 강성 지지층의 의견이 대폭 반영되는 구조로 짜였다"며 "이런 상황에선 누가 더 이재명과 함께 현 정권과 잘 싸우겠느냐를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 비전보다는 선명성 경쟁 양상이어서 강경 발언이 쏟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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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