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나주공장 축소 위기…나주시 "신사업 유치로 상생하자"

윤병태 나주시장, LG그룹 본사 방문 '상생 서한문' 전달
나주공장 생산라인 3개만 남아…지역민 위기감 팽배
나주시, 40년 인연 강조 '배터리 등 신사업 유치' 제안

1962년 호남비료 공장으로 출발한 LG화학 나주공장이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생산라인을 축소하면서 40여 년간 함께해 온 지역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나주시가 상생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4일 나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윤병태 나주시장이 LG그룹 본사를 방문해 나주공장 신사업 유치를 통한 상생발전 방안을 제안했다.



윤 시장은 '배터리 등 신사업 유치' 제안이 담긴 서한문을 정종은 LG화학 상무(국내 대외협력 담당)를 만나 직접 전달했다.

LG화학나주공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나주공장 4개 생산라인(옥탄올·가소제·아크릴산·접착제)이 3개 라인으로 축소됐다.

생산공장 축소는 최근 중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화학산업 경쟁 심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경영 효율화 방침의 일환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유일하게 내륙에 자리한 나주공장의 지리적 특성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원재료, 완제품을 여수에서 철도로 운송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타 공장대비 늘어나는 물류비는 가격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생산라인 축소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윤 시장은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에너지전환 등에 따라 전기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되고, 사용 후 배터리 산업 활성화를 위해 나주의 산업기반 강점과 LG그룹의 경험·기술력을 결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며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공식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은 에너지 수도를 표방하는 나주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갖춘 배터리 산업기반 장점에서 비롯된다.

나주에는 앞서 2022년 나주혁신산업단지에 연간 전기차 1000대 규모의 사용 후 배터리 성능 진단평가를 수행 중인 'EV(전기차)·ESS(에너지저장장치) 사용 후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화 센터'가 준공됐다.

또 2027년에는 '배터리 전주기 탄소중립 환경정보센터'가 준공 예정이다.


윤병태 시장은 "국내외 급변하는 산업적 흐름으로 인한 기업의 어려운 경영 여건에 공감한다"면서 "나주시는 어려운 여건을 함께 극복하고 LG화학 나주공장, 나아가 LG그룹과의 상생발전을 위한 혜안을 모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시장은 16개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조성, 한국에너지공대, 한전 에너지신기술연구소 등을 연계한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에너지 국가산단 조성, 인공태양·초강력레이저 등 국가대형연구시설 유치 계획 등 미래첨단산업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나주의 대규모 비전 사업을 LG 경영진에 적극 어필했다.

나주공장 소재지인 송월동 주민대표로 참석한 전 모 씨는 "LG화학은 나주의 유일한 대기업 공장으로 우리 지역 근대화의 상징"이라며 "지난 40여 년간 나주에서 나고 자란 학생들이 대기업 입사의 꿈을 키웠고 공장 임직원들은 매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로 따뜻한 이웃 사랑을 실천해왔다"고 나주공장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공장 생산라인 일부 축소로 지역민들의 우려가 크다"며 "지역경제의 든든한 동반자이자 나주시의 향토기업으로 끝까지 남아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러한 요청에 정종은 LG화학 상무는 "LG화학 나주공장을 성원해 주시는 나주시민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며 "석유화학 업계가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역사회 상생을 위한 방안 마련에 노력해 가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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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 김금준 대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