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합동연설회 '김 여사 문자' 충돌…"'청담동 룸살롱' 같아" "이쁜 말 아니다"

국민의힘 합동연설회, '김건희 문자 읽씹' 공방 지속
당 경고장에도 발언 수위 높아
한 "'청담동 룸살롱'과 같아"…원 "할 말 많지만 자제"
나 "한, 사과하는 게 맞아"…윤 "원·한 갈등, 윤·한 대리전"

8일 열린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에서는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의혹을 둘러싼 당권주자 간 공방이 이어졌다.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가 경고장을 던지며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전당대회에 제동을 걸었지만, 발언 수위는 여전했다.



한 후보는 이날 연설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천 의혹을 제기한 원희룡 후보를 겨냥해 "이 직을 가볍게 여겨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청담동 룸살롱, 첼리스트랑 말하는 게 똑같은 것 같다"고 밝혔다.

원 후보가 한 후보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사적 공천' 의혹을 제기하자, 이를 자신이 연루된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빗댄 것이다.

해당 의혹은 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함께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으로, 한 후보는 이를 거론한 김의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고소한 바 있다.

한 후보는 "(사적 공천과 관련해) 아예 그런 사실이 없다. 그런 게 있으면 즉시 후보 사퇴할 것"이라며 "밑도 끝도 없이 가족이 공천에 개입했다. 무슨 소리인가. 이렇게 말해놓고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겠다. 나중은 언제인가. 사람들이 다 잊어버리고 나면인가. 이러면 안 되지 않나. 이게 정말 전형적인 구태 같다"고 비판했다.

나경원·윤상현 후보가 '김건희 여사 문자'와 관련된 의혹에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적반하장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는 총선을 앞두고 명품백 수수 논란에 휩싸였던 김 여사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한 후보가 이에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다른 후보들은 김 여사의 사과가 있었다면 총선 국면을 전환할 수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한 후보는 "나 후보에게 여쭙고 싶다. 그 당시 사과를 요구한 게 총선에 필요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때는 왜 아무 말도 안 하셨나"라며 "얘기한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건 아무리 말해도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네거티브 공방'에 관해서는 "싸움이라고 얘기하는 데 전 일방적으로 맞고만 있는 것 아닌가"라며 "사실 정치를 저분들이 훨씬 오래 했지 않나. 네거티브 마음먹고 하려고 들면 머릿속에 쭉 떠오르지 않나. 안 하고 있지 않나. 참고 있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사적 공천' 논란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선관위의 자제 요청에 따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제가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다른 이슈들을 놓고 공방이 너무 심하지 않나"라며 "일단 지금은 제가 선관위의 자제 요청에 협조하는 기조다.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한 후보의 '김 여사 사과 문자 무시' 논란을 두고도 "이미 제 입장을 얘기했다"며 "또 공방이 이뤄진다면 그에 따른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했다.

당의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는 비판에는 "이런 식으로 진행돼서 우리에게 어려운 짐이 주어지고 있다는 걸 심각하게 고뇌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정치를 오래 한 후보들은 네거티브 할 게 많지만, 참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쁜 말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두들 반성하는 모습이 좋지 않겠나"라며 "원 후보 측도 대응하는 방식이 굉장히 세련되지 못하고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방법이지만, 한 후보도 논란을 끝내기 위해 본인이 깨끗하게 사과하는 게 맞을텐데 볼멘소리를 하는 것은 정치인을 떠나서 그냥 그렇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원희룡 대 한동훈 갈등은 윤석열 대 한동훈의 대리전이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싸움"이라며 "누가 되든지 간에 당은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고 당의 후유증이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두 분이 솔로몬의 지혜가 무엇인지 심사숙고해달라"고 덧붙였다.


후보들은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하면서 당의 화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제가 대표가 된다면 국민의힘에는 오직 '친국' 계파만 있을 거다. '친국가' '친국민' '친국민의힘' 만 있을 것"이라며 "협력적이면서도 상호 존중하는 당정 관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원 후보는 "당과 정부가 갈라지면 정말 우리 다 죽는다"며 "최악은 집안싸움이다. 우리끼리 싸우는 순간 국민에게 버림받는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우리끼리 싸우고 갈라치고, 줄 세우고 줄 서고 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계파정치를 타파하는 정당, 국민에게 줄 서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거짓과 배신을 밥 먹듯이 하는 당 중앙을 폭파해달라"며 "중앙 기득권 세력을 호되게 혼내는 것이 여러분이 이 당의 주인이 되는 것이고, 윤상현과 함께 보수혁명을 이루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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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