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마지막 어진화사 채용신 초상화 작품 정읍시에 기탁

조선시대 마지막 어진화사 석지 채용신(1850~1941) 선생이 그린 초상화 한 점이 전북 정읍시에 기탁됐다.

정읍시는 시민 이기동 씨로부터 채용신 선생이 그린 초상화 작품 1점을 기탁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이 그림은 채용신 선생이 1924년에 의뢰를 받아 그린 정읍사람 이세헌의 초상이며 기탁자 이기동 씨의 증조부다.



채용신 선생은 태조 어진을 비롯해 조선 역대 왕의 초상을 그린 어진화사로 1920년대 신태인 육리마을에 '채석강도화소'라는 공방을 세워 초상화가로 명성을 떨쳤다.

초상화는 감실형 영정함에 초상이 걸려 있는 형식으로 감실형 영정함이 초상화와 같이 전해지는 예는 국립민속박물관 '김제덕 초상', 개인 소장 '홍순학 초상' 등으로 사례가 많지 않아 채용신 선생에 대한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초상의 주인공이 호피가 깔린 의자에 정자관을 쓴 채 심의를 입고 앉은 모습으로 오른손에는 부채를, 왼손에는 안경을 손에 쥐고 있으며 신발은 흰색의 혜(鞋)를 신었다.

눈에는 흰색 하이라이트를 구사해 사진 찍을 때 빛이 반사되는 표현을 했다. 이는 채용신 선생의 초상에서 192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전형적 특징이다.

눈동자 양옆으로 흰색 라인을 그려 넣어 눈동자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오른쪽 눈꺼풀 위에 점도 그려 넣어 인물의 사실적 묘사에 중점을 두고 그렸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눈 아래쪽, 콧날 양쪽에 반복되는 붓질로 어두운 음영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초상의 오른쪽 아래에는 1924년 채용신 선생이 그렸다는 '갑자중춘상한종이품채석지팔십옹사(甲子仲春上澣從二品蔡石芝八十翁寫)'의 관서가 남아있다.

이세헌 초상은 제작년도가 적혀 있는 관서가 남아 있고 감실형 영정함과 같이 전래하는 중요한 사례라는 점과 1920년대 채용신 선생 전성기 화풍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미술사적 가치가 크다.

이학수 시장은 "기탁 받은 채용신 선생의 작품은 기탁자의 높은 뜻을 받들어 전시·교육 자료로 널리 활용하겠다"며 "정읍과 채용신 선생과의 역사적 연결고리를 정립하는 데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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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취재부장 / 유성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