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들, 연구원 퇴출 위해서 평가 낮게 조작" 의혹
지방세硏, 조사위 꾸렸지만 "판단 불가" 잠정 결론
행안부, 5년 만에 종합감사…관련자들은 직위해제
부원장 등 간부들이 연구직들을 퇴출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보고서 평가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한국지방세연구원에 대해 행정안전부가 이르면 다음 달 말께 종합감사에 착수할 것으로 파악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16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평가 조작 의혹을 포함해 사업, 회계 결산, 예산, 인사, 평가 등 지방세연구원과 관련한 전 분야를 8월 말이나 9월 초께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출연한 지방세연구원에서는 지난 5월 부원장과 연구기획실장 등이 지자체가 의뢰한 연구와 관련해 박사급 연구원들의 보고서 평가 점수를 낮게 조작하는 등 악의적인 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방세연구원은 지자체나 행안부가 의뢰한 과제를 받아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의뢰처와 연구원 부원장 및 실장들로부터 평가 받는데, 이 과정에서 간부들이 해당 연구원들을 내쫓기 위해 평가 점수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연구원의 한 직원이 점수 조작 증거물로 제시한 대화 음성파일 등에는 "박사 5명만 진짜 자르려고 한다"는 내용과 함께 의뢰처인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평가 점수를 다시 받았다는 간부들 간 대화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세연구원은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곧바로 내·외부 각 3인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한 달 간 사실관계 조사에 나섰다.
다만 조사위는 최근 이번 사안에 대해 "판단 불가"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평가 점수가 조작됐다는 부분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이에 행안부를 중심으로 지방세연구원 이사회인 지자체가 감사반을 꾸려 다음 달 말께 종합감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안부가 지방세연구원에 대해 종합감사를 실시하는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보류됐다가 올해 다시 진행하기로 계획이 된 부분"이라면서도 "평가 조작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 부분도 종합감사 항목에 당연히 포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종합감사 결과 지적 사항에 대해서는 지방세연구원에 시정 및 개선 등의 조치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종합감사 결과는 오는 10~11월께 나올 전망이다.
한편, 지방세연구원은 평가 조작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부원장과 실장급 3명 등 4명에 대해서는 직위해제 조치한 상태다.
연구원 관계자는 "일단 조사위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판단 불가로 나오기는 했지만, 내부에서도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자들을 직위 해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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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