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책사로 꼽히는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 미국대사는 18일(현지시각) 적정한 방위비용을 내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에게 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이날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진행 중인 공화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열린 외신기자센터(FPC) 브리핑에서 나토의 집단방위조약이 조건부라고 보느냐는 유럽 기자의 질문에 "2014년 청구서에 서명하고도 공정하게 지불하지 않는 국가는 나토의 모든 조항을 훼손한다"고 말했다.

나토는 2014년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으나, 올해에도 32개국 중 23개국만이 목표 방위비를 달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드러내왔다.

그레넬 전 대사는 미국은 매년 엄청난 적자를 보고있는데, 독일 등 건전한 재정수지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이 제대로된 비용을 내지 않는 것은 미국인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신을 미국 중서부에 데려간다면 사람들은 청구서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이익만 보길 원하는 당신에게 매우 화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아이가 다가와 '규칙은 알지만 하지 않을래'라고 한다면, 당신은 '알겠다 그래라'라고 하느냐. 아니다 당신은 아이에게 벌을 준다"고 말했다. 2% 국방지출 합의를 지키지 않는 나토 동맹들에게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독일대사와 국가정보국(DNI) 국장 직무대행을 지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 내에서도 핵심 인사로 꼽혀 트럼프 행정부 2기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등으로도 꾸준히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로 여러차례 거론했는데, 대선에 승리할 경우 나토와 마찬가지로 한국에도 강한 압박이 예상된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인도태평양 정책과 한국 핵개발에 대한 의견을 묻자 "질문의 전제를 부인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2기가 있을지 나는 모르고,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세계는 더 안전하고 나아질거라 믿는다"며 "정책 방향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트럼프가 책임자이기에 1기 행정부와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재임시절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비용을 대폭 인상하도록 요구했고, 올해 대선 유세 중에도 여러차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