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도주했으나 음주량 명확한 추정 어려워 입증 부족"
경찰의 음주 단속을 피하기 위해 차량을 버리고 도주한 50대 직장인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직장 상사의 음주운전 범행을 덮어주기 위해 자신이 한 것처럼 허위 진술한 40대 직장인에게는 벌금형이 내려졌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 강현호 판사는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5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기소된 B(48)씨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2022년 11월16일 오후 9시10분께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SUV를 운전하다가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보자 차량을 버리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직장 상사인 A씨의 범행을 덮어주기 위해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 진술하며 음주측정에 응한 혐의다.
B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시인한 반면, A씨는 운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혈중알코올농도는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사기관은 이들이 소주 4명을 나눠 마신 것으로 보고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0.03%~0.08% 미만) 수준(0.048%)이었다고 결론지었지만, 재판부는 A씨의 음주량을 명확히 추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강 판사는 "당시 피고인이 마신 술의 정확한 양을 측정하기 어려운 점, 혈중알코올농도 추정 방식의 중요 요소인 피고인의 체중을 사건 발생일로부터 약 두 달 뒤 측정한 점, 검사가 제시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도 처벌 수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위인 점을 고려하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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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